(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발표되자 양적완화(QE) 축소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하락했다.

7월 FOMC 의사록을 보면 Fed 위원들은 자산매입 축소 시기와 관련해 각각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몇 명의(a few)' 위원들은 머지않아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으며, 다른 '몇 명의(a few)' 위원은 더 신중할 것을 촉구했다.

대부분 위원은 그럼에도 만약 경제 여건이 예상하는 대로 움직이면 올해 말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겠다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스탠스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Fed는 출구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로 오버나이트 역레포(reverse reop)를 마련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다 FOMC 의사록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대세로 굳어진 것으로 풀이되자 하락했고 미 달러화는 같은 이유로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했다.

미국의 지난 7월 기존 주택판매는 모기지 금리상승에도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7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5% 늘어난 연율 539만채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4% 증가를 웃도는 것으로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이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7월 FOMC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으로 나왔음에도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05.44포인트(0.70%) 하락한 14,897.55에 거래를 마쳐 6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9.55포인트(0.58%) 떨어진 1,642.8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80포인트(0.38%) 낮아진 3,599.7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거래 속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후에 FOMC 의사록이 발표된 이후 지수는 낙폭을 줄였으나 막판 하락폭을 재차 확대했다.

지난 몇 주 사이에 Fed의 자산매입 축소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 증시와 해외 증시가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날 FOMC 의사록을 통해 Fed의 의중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소매유통업체인 타깃은 연간 실적이 당초 예상치의 하단을 나타낼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3.6% 하락했다.

사무용품업체 스테이플스는 소매 점포 및 글로벌 영업망의 매출 약화로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해 15% 넘게 떨어졌다.

애플은 UBS가 주가 목표치를 500달러에서 560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소폭 올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Fed가 올해 하반기 자산매입을 축소할 것임을 재확인해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4/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7.5bp 상승한 연 2.888%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6bp 오른 3.918%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9bp나 높은 1.634%를 기록했다. 7년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9bp 높아진 2.299%를 나타냈다.

FOMC 7월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여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 고위관계자들이 경제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든 낙관적이든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FOMC 의사록이 양적완화 축소에 조심스러운 톤으로 접근했다면서 그러나 9월 양적완화 축소 전망이 대세로 자리 잡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Fed의 양적완화 축소는 확정적인 듯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시기를 예측하는 일만 남았으며 8월 고용 결과가 실마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트림탭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채권펀드의 자금 유출규모는 이미 309억달러를 기록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3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의 691억달러보다는 여전히 크게 적은 것이지만 지난 7월보다는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FOMC 의사록은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면서 "시장이 일방향적으로 움직일 만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다음 달 6일 발표될 8월 미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양적완화 축소시기와 규모 등을 결정할 재료가 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8월 고용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확실하게 예측할 수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Fed가 올해 하반기 자산매입을 축소할 것임을 재확인해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6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7.27엔보다 0.41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56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17달러보다 0.0061달러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0.46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52엔보다 0.06엔 밀렸다.

미국 주택지표 호조로 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후 7월 FOMC 의사록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분명히 시사하지 않았으나 올해 하반기에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화가 상승폭을 확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가 의사록 발표 뒤 상승폭을 확대했다면서 이는 벤 버냉키 의장의 올 후반 양적완화 축소 청사진에 대해 대부분의 Fed 고위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경제 전망에 대해 Fed 위원들 간에 이견이 있으나 이는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택지표가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호조를 나타낸다면 9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했다.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UFJ은행 수석 금융경제학자는 "시장은 7월 의사록이 나온 뒤 9월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확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한편, CQG에 따르면 달러화는 터키 리라화에 대해 한때 1% 이상 급등한 1.9745리라를 보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터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각종 자금 이탈 방지 정책에도 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자금 이탈 지속으로 리라화가 최저치를 경신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인도 루피화는 달러화에 대해 한때 64.70루피까지 밀려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는 대규모 경상적자에 시달리는 국가 중 하나이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Fed가 비둘기파적 태도를 취했다는 분석에도 리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6달러(1.2%) 낮아진 103.85달러에 끝났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많은 감소폭을 기록했으나 뉴욕증시 약세로 유가가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16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140만배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 조사치 100만배럴 감소를 소폭 상회한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400만배럴 감소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90만배럴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50만배럴 줄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0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원유재고 발표 뒤 유가는 한때 105달러 위로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Fed가 비둘기파적 태도를 취했다는 분석으로 뉴욕증시가 반등했으나 리비아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 등이 부각됨에 따라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또 7월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분석에도 Fed가 올해 안 자산매입 축소를 재확인한 것이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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