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 금융시장이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신흥국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해서 한국이 신흥국 금융불안에서 마냥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2일 보고서에서 "신흥국 금융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다른 신흥국과 펀더멘털 차별화에도 한국이 신흥국을 대표하는 대용(프록시) 투자처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최근 금융불안을 겪고 있는 나라들과 달리, 경상수지 흑자 등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나 한국이 신흥국을 대표하는 자산으로 이용되면 국내금융시장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의미다.

국금센터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인식으로 신흥국 전반에 걸쳐 자금이탈 우려가 커지고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인플레 우려 등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한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흥국의 적절한 정책대응으로 리만사태 등과 같은 전면적인 위기 수준으로 확산되지는 않겠지만, 신흥국 전반에 걸친 불안심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금센터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는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불안이 지속되는 한 경상수지 부진과 외환보유액 감소, 단기외채 증가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동남아 신흥국에도 불안이 전염될 우려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금센터는 또 "올해 들어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이 연쇄적으로 부진한 만큼 신흥국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불안국면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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