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3일(유럽시간) 'AAA' 등급을 보유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지만, 파운드화는 오히려 대체 통화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주요 통화를 둘러싼 여건을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영국 통화에 악재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우존스는 14일 칼럼에서 무디스가 스페인 등 유럽 6개국 신용등급을 내린 가운데 영국에 대해서는 등급전망만 낮췄다면서 이는 영국 자산을 아직도 매수하기 좋다는 점만 상기시켰다고 언급했다.

외환딜러들은 그리스 의회가 재정 긴축안을 가결한 덕분에 유로화가 본격 하락세를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라면서 무디스가 유로존 국가 등급을 강등한 만큼 유로화는 여전히 매력통화가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연합(EU) 국가가 최근 마련된 그리스 재정긴축안에 회의적 태도를 보여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이 최종 승인될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파운드화가 대체 통화로 부상한 또 다른 이유는 영국 물가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이 나라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난 영향이다. 통상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하면 실질 소득이 늘어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율 3.6%로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4.2%에 비해서도 급격히 둔화한 결과다.

물론 영국 경기회복세는 재정 긴축정책과 유로존 부채 위기 여파로 예상보다 느리게 전개되고 있고, 무디스 우려처럼 유럽 위기가 영국 경제에 계속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물가 완화로 영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강화되면 소매판매와 주택거래 부문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는 파운드화 강세 재료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돼 파운드화가 달러화에는 우세할 여지가 적다.

그럼에도, 미국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상태라서 엄격하게 안전한 기준에서 보면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크게 밀릴 가능성은 적다고 다우존스는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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