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전망에 다수 신흥국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예외적인 나라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미국의 대형은행 모건스탠리(MS)가 동유럽 증시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 투자관리 부문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총괄은 WSJ와 인터뷰에서 지난 5~6월 신흥증시가 크게 흔들린 이래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체코 증시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신흥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이는 사이 폴란드는 4.7%, 루마니아와 체코는 각각 9%와 4.2%의 상승세를 탔다.

샤르마 총괄은 "신흥시장을 떠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지만, 신흥시장에서의 철수는 한번 시작되면 언제나처럼 다소 무차별적인 양상이 된다"면서 투자자들이 매력이 있는 일부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면서 중동부유럽 시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영향으로 최근 신흥시장의 혼란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크게 밀린 상태였음을 상기시켰다.

WSJ에 따르면 'MSCI 신흥유럽지수'는 2011년 정점에 비하면 여전히 32%나 낮은 수준이다.

샤르마 총괄은 또 "서유럽에서 다소 안정화 신호가 보이고 있다"면서 유로존 위기의 안정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폴란드는 경상수지 적자가 줄고 있어 매력이 커지고 있고,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샤르마 대표는 아시아 국가 중 태국과 필리핀 주식에 대한 투자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국 증시가 올해 들어 9.6% 내린 데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가혹했을 수 있다"면서 하락이 지나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필리핀에 대해서는 "올해 최대 7%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세계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진단했다.

샤르마 총괄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는 올해 초부터 줄였다면서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큰 게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지난주 발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1분기 58억달러에서 2분기에는 98억달러로 확대된 바 있다.

샤르마 총괄은 인도와 브라질, 터키 등 경상수지 적자가 큰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망세를 취해왔다"고 말했다.

WSJ는 모건스탠리가 인도에 대해서는 중립을,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서는 약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성장을 지향하는 중국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원자재 수요 둔화에 브라질과 남아공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샤르마 총괄은 앞으로 신흥국에 대한 투자 행태는 과거 맹목적인 모습에서 개별 신흥국들의 성장전망과 재정ㆍ통화정책을 따져보는 '선별투자'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신흥국들은 현재 펀더멘털 재조정에 직면해 있다"면서 "성적이 매우 좋을 신흥국이 많지만 올바른 국가를 고르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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