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금융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국가에 대규모 공사를 수행 중인 국내 업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락하는 현지 화폐 가치와 공사대금 지연 등으로 건설업체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수행 중인 공사 규모는 137건, 131억2천만달러다. 이중 1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공사를 진행중인 업체는 12곳으로 수주규모는 94억7천8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업체중 두산중공업(18억4천만달러)의 익스포가 가장 컸다. 인도의 대표적 에너지기업 GMR그룹이 발주한 라이푸르 차티스가르 석탄화력발전소(10억8천만달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10년 착공에 들어갔고, 내년초 준공예정으로 공정률은 89%다.

포스코건설은 17억4천만달러 공사를 진행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 13억3천만달러에 달하는 일관제철소를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그룹 크라카타우와 포스코의 합작법인이 발주한 공사로 현재 95%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리스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엔지니어링도(16억4천만달러) 인도 듀얼피드 에틸렌 프로젝트(9억3천만달러) 등이 마무리 단계이며, 인도네시아 반유 프로젝트(3억5천만달러)도 엑손모빌 공동투자 사업으로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진단됐다.

현대차그룹에 속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14억1천만달러와 13억달러로 다음 순위였다. 현대건설의 경우 인도네시아 지열발전소(6억5천만달러)의 발주처가 일본 동경전력이다.

그외 GS건설(5억9천만달러)와 삼성물산(4억6천만달러), 도요엔지니어링(2억달러), 현대중공업(2억1천만달러), 쌍용건설(7천800만달러), 동양종합건설(4천800만달러), 삼환기업(3천300만달러) 등이 현지에서 공사중인 주요 업체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의 수주금액은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총 수주액의 5% 수준에 불과한데다, 금융구조가 잘 설계된 덕분에 건설업계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사대금은 대부분 달러로, 발주국 정부 보증이나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무역보험공사(K-Sure) 등으로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다"며 "또한 "저개발국가의 소버린 리스크는 검증된 현지 파트너 또는 공적개발원조(ODA) 등과 연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경우에 금융시장 불안이 아시아나 이머징 마켓 등으로 확산하면, 하반기 발주물량의 지연 또는 취소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일부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한 건설사들은 매출성장율의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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