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외채기준에 위기 분석에 한계>(상보)
<경직된 외채기준에 위기 분석에 한계>(상보)
  • 이재헌 기자
  • 승인 2013.08.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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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 코멘트 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금융당국이 반복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발언하기보다는 추가 정보도 주면 신뢰가 더 쌓일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의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거시경제를 연구하면서 우리나라의 장단기 외채 기준이 잔존만기인줄 알았다. 결국, 발행만기라는 사실에 당장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대한 위기대응 평가도 다시 할 계획이라고 푸념했다.

국내 거시경제 연구원들과 서울채권·외환시장의 참가자 중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외채무 장단기 구분이 발행만기 기준인 줄 몰랐던 사람들은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신과 일부 민간연구기관에서 우려하는 우리나라 후폭풍에 대해 나오는 정부의 평가가 더욱 많은 정보 속에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왔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지난 6월말을 기준으로 4천11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단기외채는 1천196억달러로 전체의 29.1%를 차지했다. 이전보다 0.7%포인트가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을 뜻하는 준비자산과 비교해도 36.6% 수준이다. 역시 0.7%포인트가 줄었다. 전체 외채에서도 당장 갚을 돈이 적고 당장 갚을 자금보다도 외환보유액이 더 넉넉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현재 국제통계기준에 따라 발행만기를 기준으로만 외채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오전 11시10분에 송고한 'QE축소·신흥국 위기 코앞인데…외채통계는 '구닥다리'' 기사 참조.) 이는 전 세계 공통사항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한은에서 잔존만기를 기준으로 해 실질적인 자금유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유동외채' 비율을 발표했지만, 다른 나라의 발표 사례가 나오지 않고 단기외채라는 용어와 헷갈릴 수 있다는 이유로 현재는 비공개 상태다.

신흥국 위기가 있는 상태에서도 금융당국이 단기외채만을 거론하며 대외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평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 채권자금 등이 언급되긴 하지만, 매번 단기외채 비중을 나온 채 대동소이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추가 정보를 원하는 업계의 비판은 여기서 나온다.

한 경제연구소의 연구원은 "전날 한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인도네시아가 단기외채 비율이 아시아 중에서 가장 낮고 독일은 이 두 배에 달하는데 위기가능성은 어디가 더 크겠냐"며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외환위기 겪으면서 정부 판단에 대한 신뢰를 잃은 적이 있는데 글로벌 악재가 몇 년째 계속 돼도 같은 코멘트를 반복하는 것은 안전 불감증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연구원은 "지금은 시장이 선제적인 판단을 하는데 정부가 인포메이션을 주는 것이 우선이지 섣불리 구두개입성 멘트만 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양적완화(QE) 축소가 가시화되면서 신흥국의 자금유출이 진행되고 있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과 민간경제연구기관에서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유동외채 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외채기준만 고수하는 행태는 서울채권시장에서도 빈축을 샀다. 장단기 구분을 1년으로 제한하면서 시장과 엇박자가 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한은에서 외국인의 중장기 채권이 95%라고 했는데 시장을 알면 듀레이션이 반영된 통계를 또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외국인들이 다 5년물 이상만 투자하는 줄로 오해할 것이다"고 말했다.

외채통계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국공채에서 재정증권(만기 63일)과 통화안정증권 두 종목(만기 91일, 182일) 등을 제외하고 모두 장기채다. 서울채권시장에서는 만기 10년 이상은 돼야 장기채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장기채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중도매각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 장기채 투자가 많으면 안정적인 것으로 인식되는데 한은이 교과서 기준만 제시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통계에 대해 설명했을 뿐 평가를 하거나 방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통계의 발표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hlee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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