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은행이 경매에 나온 아파트를 담보로 빌려준 돈이 감정가보다 12%나 많은 상황에서 수도권의 아파트 평균 감정가가 추락하고 있다. 채권금융기관의 아파트 담보대출 미회수금이 증대되면서 자산 부실이 커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에 새로 나온 수도권 소재 아파트(7천981개)의 평균 감정가는 3억8천57만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아파트 신건 평균 감정가가 3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7년(3억661만원)이후 처음이다.

2011년 평균 감정가가 4억7천719만원까지 오른 후 지난해 4억1천911만원으로 전년대비 6천만원 가까이 떨어졌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4천만원 내렸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담보대출의 60%가 몰린 수도권의 아파트 감정가 하락은 시중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의 자산회수율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상호저축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6월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66조4천234억원이며 이중 수도권은 62%(415조3천102억원)을 차지한다.

 





금융기관의 각종 채권회수율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악화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평균 감정가 대비 평균 근저당 설정액 비율은 올해 112%로 2011년 82%, 2012년 108%에서 빠르게 올라서는 추세다. 이는 쉽게 말해 은행이 경매에 나온 아파트를 담보로 빌려준 돈이 감정가보다 12% 더 많다는 의미다.

태인은 금융기관에서 이런 리스크를 줄이려고 실제 대출해준 금액의 120~130%를 근저당 설정액으로 잡지만 경매유찰시 매각기준가가 20~30%씩 떨어지기 때문에 감정가에서 2번만 저감(저감율 36~51%)돼도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근저당뿐만 아니라 전세권이나 가압류 등 비담보 채권까지 포함한 등기부상 채권총액 평균은 올해 기준으로 평균 감정가의 1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2010년 199%를 기록한 후 2011년 136%로 줄었으나 지난해 172%로 다시 올랐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카드대란때인 2004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올해가 낫지만 2011년 이후 자금회수 여건 자체가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담보대출 채권자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1, 2금융권에서는 보유한 담보들의 경매 감정가와 낙찰가율 동향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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