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어렸을 때 기억, 앞으로 소비행태 영향"





(로스앤젤레스=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하얀색 헬멧과 트레이닝복 하의, 짧은 치마,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크레용팝의 복장이다.

올해 CJ그룹이 주최한 한류 마켓 페스티벌 '케이-콘(K-Con)'에 참여한 미국인 두 명이 입고온 옷이기도 하다. K-Con은 대규모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콘서트를 기반으로 한국 콘텐츠와 국내 기업의 제품을 체험하는 컨벤션을 융합한 행사다.

루씨(14)는 25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복장을 구하기 어려웠지만 꼭 따라하고 싶었다"면서 "크레용팝 등 한국 가수가 좋다"고 흥분하면서 말했다.

한국에서 낯익은 복장을 하는 참가자는 이들 뿐만 아니다.

한류전파에 선두주자인 지-드래곤을 따라하는 남성, 소녀시대가 '소원을 말해봐' 노래로 활동할 때 입은 옷을 그대로 따라한 여성도 있었다.

한 남성은 '소녀시대'라고 한글로 쓰여진 티셔츠에 청바지를 받쳐 입고 행사장을 활보했다. 지-드래곤의 해골 액세서리도 인기 있는 패션소품 중 하나였다.

한류 패션을 만든 국내 디자이너에 관심이 있는 건 당연지사다.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디자이너 최범석과 고태용이 인터뷰하는 부스에 미국인이 많이 몰렸다. 두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면서 한류 패션에 대한 10대 미국인의 질문에 답변을 해줬다.

한류의 엄청난 인기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었던 곳은 '댄스 올 데이(Dance All Day)' 부스다. 미국인 댄스 강사가 춤을 가르쳐주고 참여자가 그대로 따라한다.

'원ㆍ투ㆍ쓰리ㆍ포'도 아니다. '하나ㆍ둘ㆍ셋ㆍ넷'으로 구호를 붙이면서 몸을 흔들기도 한다.

기자도 모르는 노래가 흘러나와 물어봤다.

참여자 중 한 명은 "한국사람이면서 어떻게 '제이팍(Jay Park)'의 노래를 모르냐"고 핀잔을 준다. 제이팍은 한국 2PM 출신인 박재범을 뜻한다.

이들은 박재범의 노래에 맡춰서 팔과 다리를 쭉쭉 늘렸다. 강사는 참여자에게 "딱딱 절도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늘렸다 줄였다 해야 한다"며 지도해주기도 했다.

몇몇 참여자는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했다.

CJ그룹과 아시아나항공, 현대자동차, 엠주(MZUU) 등등 참여한 기업은 이를 염두에 두고 K-Con을 열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바이럴 마케팅'을 펼치기 쉬운 10~20대 소비자들에게 한국 문화와 제품을 체험하게 해서 잠재 소비자로 만들고자 한다.

CJ 관계자는 "광고와 홍보 등 전통적인 마케팅만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기 어려워졌다"면서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재구매율을 끌어올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한국처럼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인프라가 없다. 성인이 되면 대부분 자동차 면허증을 소유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이날 행사에서 '벨로스터'를 소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렸을 때 좋은 기억은 훗날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벨로스터 뿐만 아니라 이 행사를 참여한 미국 10대가 '소나타'와 '그랜져', '제네시스' 등을 탈 수 있는 소비자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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