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9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금융 및 외환지표는 이러한 위기설을 일축하고 있다.

주요 금융 및 외환지표가 다른 아시아 신흥국은 물론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이던 2008년 8월에 비해 상당히 양호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표는 지난 2008년 8월과 달리 일부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 이탈 이외에는 뚜렷한 금융위기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8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소폭 하락했으나, 달러-원 환율이나 한국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금융위기 징후로 인식되는 각종 금융관련 가격들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008년 8월 1개월 새 6.13%나 급락했다. 당시 7월 말 1,595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8월말 1,49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3조3천624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8월 들어 23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29% 하락에 그쳤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008년 대량 순매도와 달리 올해 8월에는 7천470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도 비슷하다. 한국 원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적인 2008년 8월 7.59% 절하됐다. 당시 7월 말 1,012원이던 달러-원은 8월 말 1,089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2008년 7월 말 86bp에서 8월 말 116bp로 무려 35% 정도 상승했고, 같은 기간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 가산금리도 162bp에서 184bp로 14% 올랐다.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지표들이 방증한 셈이다.

그러나 원화는 올해 8월 들어 23일까지 오히려 0.6% 정도 절상됐다. 달러-원은 이 기간에 1,123.50원에서 1,116.90원으로 6원 이상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통화들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원화는 금융위기 당시와 다르게 강세를 전개한 셈이다.

그 영향으로 5년만기 외평채의 CDS 프리미엄도 올해 7월 말 87bp에서 23일 현재 85bp로 대략 2.6% 정도 하락했고, 외평채 가산금리도 같은 기간 143bp로 보합수준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은 순투자액 기준으로 지난 2008년 8월에는 6천100억원 순유입됐으나 올해 8월에는 1조5천648억원 정도 빠져나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지표만으로는 금융위기의 징후들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신흥국 경제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외국인의 증권자금이동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문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금융위기의 국내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국내 경제는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여기에 외환보유액과 단기외채도 양호한 수준으로 다른 신흥국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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