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컨설팅업체 끼고 MVNO 사업 스터디

<<디지털파크의 하이마트 전환 관련 하이마트 관계자 코멘트 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롯데그룹이 1조2천억원을 들여 인수한 하이마트의 미래 전략을 짜는데 골몰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기존의 전통적인 가전양판점을 출점하기에는 시장이 포화했다고 판단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올인하는 것이다.

이에 이동통신재판매(MVNO) 같은 신규 사업 진출과 롯데쇼핑의 기존 가전전문매장과 시너지 창출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MVNO 사업 스터디…결론은 '글쎄' = 하이마트는 최근 대폭 성장한 MVNO 사업 진출 방안을 검토하고자 외국계 컨설팅업체에 자문을 의뢰했다.

MVNO는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약자로 기존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임대해 자체 브랜드로 재판매하는 것이다.

MVNO 사업자가 판매하는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3%에 불과하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 5천235만명에 달했던 통신 3사의 가입자는 반년 사이 8만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알뜰폰은 약 50만명이 증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90만명을 넘어섰다.

그간 중소업체들만 진출했던 MVNO 시장에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난해 진출했다.

전국에 유통망을 갖춘 대형마트들도 MVNO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홈플러스가 지난 3월 KT와 손잡고 MVNO 사업을 시작했고, 이마트도 SK텔레콤과 제휴해 연내 진출이 점쳐진다.

이에 하이마트도 MVNO 시장 진출 방안을 검토한 것.

특히, 이번 검토는 롯데마트의 가전매장인 디지털파크가 점차 하이마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마트와 하이마트 간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국내 MVNO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외국계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의뢰했다.

미국의 '월마트'와 영국의 '카폰웨어하우스' 등 주요 유통매장이 MVNO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와 비교해 하이마트가 벤치마킹할 사업 모델을 연구했다.

하이마트는 내부적 검토를 마친 끝에 국내 MVNO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결론을 내렸다.

하이마트의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이동통신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단계부터 MVNO가 도입된 국가에서는 이동통신시장과 MVNO 시장이 같이 크면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내처럼 이동통신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고, 통신수요가 이미 포화한 상태에서 MVNO를 도입한 경우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하이마트는 MVNO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시장 추이에 따라 하이마트가 언제든 MVNO 시장 진출을 타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이 MVNO 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하이마트도 롯데마트와 함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가 거금을 들여 하이마트를 인수한 만큼 기존 사업 수익을 뛰어넘을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며 "가전 양판점 사업만으로는 성장성이 낮아서 하이마트는 MVNO사업을 포함해 다양한 신사업 진출 방안을 부지런히 타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파크→하이마트 전환 가속화…'매장 수준이 다르다' = 하이마트는 기존 롯데쇼핑 가전전문매장과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 내 가전전문매장인 디지털파크를 하이마트로 전환하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전국의 디지털파크 15개 중 잠실점과 구로점, 판교점은 이미 하이마트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롯데쇼핑과 하이마트는 이사회를 열고 이들 3개 점포 외에도 롯데마트 창원 중앙점과 인천시 계양점, 천안시 성정점, 전북 전주점, 대구 율하점, 부산 키즈점, 경남 김해점 등 7곳의 디지털파크를 하이마트로 전환하는 안을 승인했다.

전환 작업은 연내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

롯데쇼핑 측의 핵심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 당시부터 디지털파크와 시너지를 고려했다"며 "하이마트의 기존 점포 형태인 가전양판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이처럼 새로운 방식의 출점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파크를 하이마트로 전환하는 것은 단순히 간판을 바꿔 다는 차원이 아니다"며 "상품 구색부터 브랜드 종류까지 훨씬 다양하고, 전문적이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이마트와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때 하이마트-디지털파크 흡수통합하는 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디지털파크가 하이마트로 모두 전환된 이후에도 흡수통합은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파크 외) 롯데마트 내 일반 가전 매장이 하이마트로 전환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디지털파크뿐만 아니라 롯데마트 내 가전코너와 롯데백화점, 홈쇼핑, 온라인 등 롯데쇼핑의 모든 가전매장이 점차 하이마트로 전환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던 하이마트는 롯데에 인수돼 '더 큰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을 높이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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