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노현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신흥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은 별다른 타격을 받고 있지 않다.

위안화 가치는 Fed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방침을 시사한 지난 5월 말 이후 달러 대비 0.2%가량 올랐다.

이는 매도세에 시달리는 신흥시장 통화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말 1,800선까지 떨어졌던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최근 2,000선을 회복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신흥시장 위기에서 자유로운 것과 관련해 중국이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자랑하는 데다 폐쇄적 자본시장으로 자본 유출입에 타격이 적다는 점, 정부 정책과 맞물려 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 등이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세계 최대 외화보유액과 비(非) 개방적 자본시장이 '금융위기 안전판'=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며 이것이 위기에서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분기 말 기준 3조4천960억달러 규모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가진 나라가 위험하면 전 세계가 다 위험한 것"이라며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위기에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라는 점에서 투기성 자본이 유출되어도 다른 신흥 시장에 비해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여타 신흥국보다 자본시장이 덜 개방됐다는 점도 이번 위기에서 자유로운 이유로 풀이된다.

전 소장은 "중국에 들어온 외국 자금의 성격은 여타 신흥국에 들어온 자금과 성격이 다르다"라며 "중국은 자본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흥국 위기에서) 영향이 작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증권 투자에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자격을 두고 증시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본을 2% 이내로 제한하는 등 외국 자본에 대한 투자 규제가 엄격한 편이다.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이 이번 위기에서 자유로운 가장 큰 이유로 자본시장의 폐쇄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지표 호전'에 경기 확장 기대감도 = 중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서도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 등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이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해 4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이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소식은 아시아 시장의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했다.

대신증권 성연주 연구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 효과가 8월 PMI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9월 PMI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3분기에 바닥을 확인하고, 4분기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커졌다"고 진단했다.

신영증권 김선영 연구원은 중국 연기금에 해당하는 중앙회금공사의 투자 소식 등 증시 부양책이 계속 나오면서 중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흥시장 위기서 중국 '역할론' 부상 = 신흥시장 위기로 신흥 시장에서의 중국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신흥시장 위기에서 중국 경기와 정부의 정책 방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신흥시장의 안정을 위해 중국이 당분간 느슨한 통화정책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 안정을 통해 신흥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치훈 연구원은 "신흥국가들의 통화가 위안화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켜 신흥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이번 신흥국 위기는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 금융위기 때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처럼 현재 위기에 빠진 나라들이 중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