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정밀화학이 최근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덩달아 외부 차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8일 연합인포맥스 기업 재무제표(화면 8108, 8109)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정밀의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2011년 말 각각 28.9%와 1.3%에서 작년 말에는 39.41%. 8.87%, 지난 6월 말에는 58.91%, 17.9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요 재무 안정성 지표들이 상승한 것은 삼성정밀이 작년부터 외부차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정밀은 작년 8월에 11년 만에 회사채 발행 시장에 나타나 500억원을 조달했다. 또 한 달 만인 작년 9월에도 5년 만기인 50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했다.

올해 들어서는 회사채 발행 규모를 더 확대했다.

지난 3월에 5년물로 1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1천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안정적이고 지난 2000년 이후 11년 동안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던 덕분에 아직 차입 여력은 있는 상황이다.



◇ 업황 악화에도 태양광에 '공격 투자' = 삼성정밀이 적극적으로 외부 차입을 나선 것은 최근 들어 '공격 투자'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1천3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삼성정밀은 올해부터 내년 7월까지는 3천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이 투자액 중 상당수는 기존의 주력 사업인 화학소재가 아닌 태양광과 2차전지 등 신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실제로 삼성정밀이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종목은 태양전지의 주요 재료인 '폴리실리콘'이다.

삼성정밀은 지난 2011년 4월 미국 MEMC와 50대 50으로 합작으로 에스엠피(SMP)를 설립했다.

이후 태양광 시황이 급격히 악화됐음에도 삼성정밀은 대규모 투자 기조를 이어갔다.

그 결과 삼성정밀은 올해 들어서면 총 세 번에 걸쳐 SMP에 총 315억원을 출자했고, 작년부터 출자한 것을 합치면 투입된 자금은 총 800억원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SMP는 올해 말까지 울산에 연산 1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은 산업 패러다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섹터로 자리를 잡았다"며 "중국 업체의 과잉 생산으로 업황이 다소 어렵지만, 장기적 수요 증가를 대비해 선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정밀이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또 다른 신사업은 바로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 활물질과 관련된 것이다.

삼성정밀은 지난 2011년 5월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토다(TODA)와 합작해 에스티엠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는 2차전지 양극 활물질의 양산을 시작한다.

이 외에도 삼성정밀은 그룹 차원에서 현재 건설 중인 '전자소재 연구단지'에도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등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본업인 화학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

삼성정밀은 불황 이후를 대비해 셀룰로스 사업 부문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9월 연산 7000t 규모로 울산 메셀로스 공장을 완공했고 곧 추가 증설을 통해 생산 규모를 4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ECH(에폭시수지 원료)와 메셀로스(시멘트물성 활성제) 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 "당장 재무부담은 크지 않아" = 삼성정밀은 투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을 많이 늘렸지만, 아직은 재무구조에 큰 무리를 주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정밀은 주력 사업인 화학소재 부문에서 모두 1~2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최근 몇 년간 연평균 1천500억원 내외의 EBITDA(감각 전 영업익)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업황 악화로 1분기에는 92억원의 순손실을 내기도 했지만, 2분기에 다시 실적이 개선되면서 131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삼성정밀은 공시지가 2천억원에 달하는 토지와 장부가 기준 3천8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이점까지 안고 있어 장기신용등급도 'AA-/안정적(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길호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재작년 기존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도 병행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이후 유지하던 부의 순차입금 기조에 변동에 생겼으며, 당분간 자금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보유 현금성자산과 더불어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 유형자산 및 투자자산의 가치, 삼성그룹 계열사로서 자금조달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재무안정성 저하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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