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지난해 대기업들이 계열사 간 합병과 일부 사업 철수 등 사업구조변경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부 대기업은 분사를 통해 기존 사내거래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전환돼 비중이 증가했다.

29일 공정위가 발표한 49개 민간 대기업집단의 작년 내부거래비중은 전년보다 0.94%포인트 감소한 12.30%였다. 내부거래금액도 1조원 감소한 185조3천억원이다.

내부거래비중이 가장 많이 감소한 대기업집단은 OCI그룹으로 기존 19.70%에서 12.85%로 줄었다. 이는 이테크건설의 계열사 공장 건설이 완료되고 태양광시장 수요감소로 OCI의 계열사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 분사된 이후 삼성전자와 수직계열 관계에 있던 에스엘시디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흡수합병해 내부거래 관계가 소멸했다. 이에 13.01%였던 내부거래비중이 9.01%로 낮아졌다.

한화그룹은 그룹 전체의 매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등 일부 사업을 철수하고 건설 내부거래 등이 감소해 7.28%에서 6.54%로 줄었다.

총 매출이 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한 사례도 있다.

GS그룹은 종합상사회사인 GS글로벌의 수출과 수입 증가 영향 등으로 전체 총매출이 증가하면서 내부거래 비중은 4.38%에서 4.00%로 줄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사업구조변경과 함께 대기업들이 광고와 시스템통합(SI), 물류, 건설 등 4대 분야 경쟁입찰 및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여 내부거래가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에 대한 증여세 과세 도입 등의 정부정책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에 한진중공업의 작년 내부거래 비중은 13.26%로 전년보다 10.09%포인트 높아졌다. 한진중공업의 계열사 발전소 건설공사 매출 3천711억원과 항만 운영사업권 양도 매출 821억원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한 대기업집단은 회사 분할에 따른 경우가 많았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의 물적분할로 기존 사내거래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바뀌면서 비중이 15.52%에서 22.51%로 늘었다.

현대중공업도 현대종합상사와 오일뱅크의 계열 편입 및 BTX(벤젠ㆍ톨루엔ㆍ자일렌)사업 부문의 분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6.26%에서 11.47%로 높아졌다.

매출 증가와 매각 등으로 내부거래비중이 증가한 사례도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편의점업체인 코리아세븐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물류계열사 롯데로지스틱과의 거래가 늘어 비중이 15.45%로 2.94%포인트 높아졌다.

웅진그룹은 계열사 중 내부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서 내부거래금액은 6천800억원으로 1천500억원 감소했지만, 비중은 18.76%로 4.9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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