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유로화가 안전자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초 1.28달러에서 거래되던 유로화는 1.33달러대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씨티뱅크의 발렌틴 마리노프 스트래티지스트는 28일(미국 시간) 이미 달러화를 많이 사들인 투자자들에게 유로화의 유동성과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이 유로화를 2차 안전자산으로 부각시켰다면서 지난 1년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 우려가 감소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로화가 계속해서 상승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리노프 스트래티지스트는 광범위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한풀 꺾이면 유로존에 아직 남은 문제들이 유로화에 다시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시리아 불안이 유로존 내 주변국에 대한 우려로 전이되면 유로화가 특히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리아와 서방의 갈등이 깊어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 그리스 국채와 같은 고수익 고위험 채권은 매도세에 직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리스와 같은 재정 부실국은 금리상승에 따른 차입 비용 증가로 경제 성장이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마리노프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 정책을 더 완화할 이유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존스도 칼럼에서 Fed의 양적완화 축소 관측이 여전히 유로화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지표도 확실한 경제 회복을 가리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정치 불안도 유로화에 잠재적 악재다.

이탈리아 엔리코 레타 총리의 연립정부는 새로운 구조개혁안을 시행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개혁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연정마저 무너질 수 있다.

칼럼은 독일 헌법재판소가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OMT) 시행을 금지하면 유로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도 "제한된 시장 개입은 신용도 위험을 수반하므로 효과가 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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