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LG전자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지난 분기 매출액은 3조1천231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61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고작 2%. 100원 어치를 팔아 2원을 남긴 셈이다.

1천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면서 분기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음에도 경쟁심화로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마케팅 비용은 늘어났다. 보급형 라인 판매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영향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LG G2'를 선보였음에도 초기 마케팅 비용은 물론 경쟁사 신제품 출시 이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 분기 예상 외로 선방한 TV 부문의 HE사업본부도 수익성 개선에 고전할 것으로도 예상됐다.

30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화면 8031)에서 최근 1개월간 발표된 7개 증권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3분기 14조9천954억원의 매출액에 3천336억원의 영업이익, 1천8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2%, 140.5%, 19.0%씩 증가하는 양호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 분기보다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30.4% 감소하는 수치다. 당기순이익만 20.3% 늘어났다.

4분기 매출액은 16조505억원, 영업이익은 3천355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810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겠으나 이익 규모는 제자리걸음으로 추정된 것이다.

3분기와 4분기 이익 예상치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이다. 일부 증권사는 분기 영업이익을 2천억원대로 낮춰잡았다.

'LG G2'의 국내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의 판매량도 다소 부진해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 양상임을 나타냈다.

여기에 내달 삼성과 애플, 소니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져 나올 경우 'LG G2'는 판매 탄력을 받기도 전에 시들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LG전자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면 오히려 2분기보다도 수익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TV 부문도 잇단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로 선방했으나 하반기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 세계 경기침체로 판매를 급격히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패널원가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HA사업본부와 AE사업본부 등이 선전해줘야 LG전자의 전체 실적이 담보되는 셈이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성장을 주도해 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고, 애플이 중저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 LG전자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TV부문은 신제품 효과로 2분기 마진 개선에 성공했으나 하반기에는 패널원가 비중이 48.2%로 상반기보다 2.1%포인트, 전년동기대비 3.0%포인트 늘어나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LED TV를 이어갈 높은 평균판매단가의 신제품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LG G2' 마케팅 비용의 80%가 집행되는 것에 비해 출하량은 1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9월 말부터 수출이 시작된다고 해도 경쟁사 신제품과 겨뤄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확인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LG G2'에 대한 대규모 마케팅은 필요하지만, 경쟁사도 판매 부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을 확신할 수 없다"며 "마케팅 비용 집행의 효율성 제고는 새로운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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