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방안 5일 결의

아시아나항공 출자전환 지분 처리방안은 별도 마련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유 중인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경영권을 포기하는 등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채권단에 확약했다.

반대로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금호산업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30일 "현재 금호산업 고문으로 있는 박삼구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너의 책임경영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박 회장은 지분을 되살 수 있는 권리를 얻지만, 반대의 경우는 모든 것을 내놓게 된다. 박 회장도 이에 대해 채권단에 확약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권금융기관들에 돌린 상태로 내달 5일 결의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중인 금호산업 기업어음(CP)을 출자전환하는 것도 그대로 추진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규 순환출자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순환출자로 생기는 지분의 처리와 관련해서는 채권단이 별도로 협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당초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790억원 어치의 CP와 채권단 보유 무담보채권 508억원의 출자전환을 추진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은 49%, 6월 말에는 89%로 현재 상황을 방치할 경우 올해 연말에는 100%를 넘겨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순환출자를 통해 이를 해소하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CP를 출자전환하면 금호산업 지분 1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데 채권단은 이를 다시 금호터미널에 넘길 예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산업'으로 연결되는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된다.

CP를 출자전환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규제에 따라 6개월 안에 매각을 해야 하는데 주식시장에 전량을 매각할 경우 오버행 이슈로 주가 하락 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호터미널로 지분을 넘기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채권단이 금호산업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고 출자전환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채권단에 위임하기로 해 정부의 순환출자 금지 정책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구조조정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지는 경우 예외를 둘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담긴 내용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채권단은 공정위의 방침에 부합하도록 처리하기로 했다.

산은은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의 출자전환 주식의 처리방안은 관계기관 및 채권단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하되, 여타 경영정상화 방안은 채권단 결의를 통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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