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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즉 양적완화 축소이다. 양적완화랍시고 잔뜩 풀린 자금을 당장 거두어들인다면 시장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중에 풀렸던 자금이 줄어들 경우 금리가 오르고, 기업의 금융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또한, 그동안 풀린 자금을 이용하여 주식을 매수하였던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서 자금을 회수하여야만 한다.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듯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것은 주식시장에는 악재이다. 따라서 시장의 참여자들이 과연 미국 중앙은행이 언제부터, 그리고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양적완화를 줄여나갈지 초조하게 쳐다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거의 매일같이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시장이 일희일비하는 것도 결국은 그것이 양적완화 축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인다는 것이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경기회복을 위한 조치였던 터. 금리를 내리다가 그게 잘 안 되니 차선책으로 자금을 잔뜩 살포한 것이 이를테면 양적완화였다. 그러므로 양적완화를 이제 중단한다면 미국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경기회복에 나름 자신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경기가 여전히 엉망인데도 양적완화를 덜컥 중단할 리 만무하다. 중앙은행 스스로 경기에 자신감을 느낀다면 의당 시장에는 호재다! 경기가 좋다는데 주가가 내릴 수는 없는 법. 되레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늦추거나 혹은 양적완화 축소를 하지 않는다고 결정하는 것이 악재다.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중앙은행이 실토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지 못한데 주가가 오를 수는 없다.

어? 이거 좀 이상하지 않는가? 호재가 악재로, 악재가 호재로 둔갑하는 찬란한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원래 시장이 그렇다. 어떤 뉴스이건 해석하기 나름. 기업의 실적이 좋아도, 경기가 나빠도 그게 반드시 호재이거나 악재가 되지 않는다. 해석하기에 따라 호재가 악재로, 혹은 악재가 호재로 둔갑하는 것은 다반사이다. 속담에 이르듯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鼻懸鈴)”인 게다.

시장 분위기가 상승세이고, 긍정적이면 웬만한 뉴스는 모두 호재로 해석한다. 다른 때 같았으면 악재였을 뉴스도 주가상승의 이유가 된다. 그러나 분위기가 나쁘면 호재성 뉴스도 악재로 바뀐다. 분위기에 달렸다. 거꾸로 말하여, 뉴스를 해석하는 ‘태도’를 살피면 현재 시장의 분위기를 살필 수도 있겠다. 호재를 호재로 해석하는지 아니면 정반대로 해석하는지가 바로 시장 분위기를 알려준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시장 분위기를 거창하게 기술적 분석으로 바꾸면 '추세'가 된다. "거창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추세를 알아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앞서 설명하였듯 시장이 뉴스를 해석하는 태도를 살피면 된다. 혹은 차트로도 쉽게 파악이 된다. 늘 주장하지만, 주가가 일목균형표 구름 위인지 혹은 아래에 있는지 보면 쉽다. 또는 이동평균선과 주가와의 관계도 좋은 추세판단의 근거로 활용된다.

일간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상승세이다. 지난주에는 지수가 한때 일목균형표 구름 하단을 깰뻔했지만 금세 위기를 벗어났다. 구름 하단이 절묘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면서 반등하는 데에 성공하였고, 현재는 구름 위로 치솟아 있는 상태이다. 분명히 상승세이다. 다만, 주간기준으로는 현재의 추세를 단정적으로 상승세라고 말하기는 좀 이르다. 주간차트에서는 주가가 구름의 저항을 받으며 구름 아래에 머무르는 꼴이기 때문.

따라서 일간/주간차트를 종합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상승세, 중기적으로는 위쪽에 저항선이 버티는 어정쩡한 상황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어쨌거나 단기적으로 추세가 상승세라면 이번 주 역시 주가가 좀 더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게 합리적이다. 지난주에 언급하였듯이 8월22일이 정확히 변화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반등하였는데, 당장에는 이런 추세를 뒤바꿀만한 모멘텀도 발견되지 않는다. 보조지표에서도 매도신호보다는 되레 매수신호를 발령하는 것들이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주가가 더 오른다면 그다음 의문은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될 터. 당장 눈에 들어오는 저항선이 있다. 역시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하였던 8월2일의 1,939.28이다. 그러므로 현재로서는 주가가 더 오르겠으나, 1,939.28을 넘어설지가 향후 추세판단의 갈림길이다.

그걸 넘긴다면 위로는 당분간은 거칠 것이 없다. 그럴 경우, 주간차트의 ‘어정쩡한 상태’로 벗어나 상승세로 뒤바뀔 공산도 높다. 하지만, 저항을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는 1,800~1,900이라는 지루한 박스권 안에서 코스피지수가 오락가락하는 꼴을 또 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주가 기대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지난주 이 칼럼에서 예상하였던 달러-원의 '약간 반등'은 1,119.80에서 막을 내렸다. 1,120원조차도 넘어서지 못하였으니 일목균형표 구름 하단이 버티는 수준(1,123~1,130원)에는 도무지 미치지 못하였다. 이래서는 ‘상승’은 고사하고 ‘반등’조차 아니다. ‘롱’으로는 정말 무기력하였다.

어느새 환율은 일목균형표 구름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구름의 하단은 1,123원부터인데, 지난주 금요일(8월30일)의 마감가는 1,110원에 불과하다. 10원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구름을 돌파하는 것은 언감생심, 아예 구름 근처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통상적으로 구름은 가장 강력한 저항선 혹은 지지선으로 작용한다. 그러기에 그걸 넘어서야 추세가 바뀐다. 하지만 ‘넘어서기’는커녕 되레 더 멀어지고 있으니 추세가 바뀔 턱이 없다.

다만, 아무리 하락세가 강력할지라도 내내 내리는 일만은 없을 터. 지난주 후반에도 환율이 하락하였고, 최근의 고점 1,127.80원에 비해서도 꽤 많이 밀렸다. 구름과의 간격도 벌어졌으니 소위 ‘이격’을 좁히려는, 그야말로 ‘최소한의 반등’은 행여나 나타날지 모르겠다. 더구나 여기서 더 하락한다면 1,100원대가 깨지는 결과가 되는데, (이건 기술적분석과는 관련이 없지만) 작금의 이머징 마켓사태나 시리아 정세 등을 고려할 때 원화만이 독야청청 강세를 보여 1,100원마저 무너뜨릴 것으로 생각하기는 좀 성급하다.

주가가 많이 오르면 스스로 조정을 받는 법이듯 환율도 많이 밀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스스로 반등(자율반등, 조정)할 수도 있다. 일목균형표에서도 구름의 두께가 좁아지면서 무언가 변화의 조짐은 나타났다. 그동안 환율이 줄곧 내렸으니 그런 분위기에 변화가 온다면 결국 반등일 공산이 높다. 허나, 거듭 강조하지만 추세는 하락세인바 반등 따위를 기대하고 ‘롱’으로 전략을 짜는 것은 위험하겠다.

글쎄... 기준선과 전환선이 서로 뒤엉켜 있는 1,118원 정도의 반등이라도 감지덕지 아닐까?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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