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KT가 롱텀에볼루션(LTE) 추가 주파수 경매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그동안 끊임없이 지속된 이석채 KT 회장의 거취 논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끊임없이 사퇴설에 시달려온 이 회장은 최근 청와대의 사퇴 종용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KT가 올해 가장 큰 숙원 사업으로 평가되는 광대역 주파수 확보에 성공하면서 이 회장의 입지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석채 KT 회장은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한 후 임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며 모바일 사업에서 선두주자가 되자고 독려했다.

회사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사퇴설에도 주파수 확보를 계기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이다.

이 회장은 이메일에서 "KT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서비스를 최초로 실행할 수 있게 됐다"며 "광대역 주파수 확보가 KT의 모바일 사업을 추격자에서 선두주자로 역전시킬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모든 아이디어와 정열, 땀방울 하나까지도 아낌없이 써서 일류 기업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경영 성과가 좋지 않다는 주변의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자회사들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대주주가 없으면, 주인이 없으면 기업은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편견이자 허구임을 KT렌탈, BC카드, 스카이라이프 등의 실적으로 확실히 보여 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석채 회장의 노력에도 이 회장의 사퇴설은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만큼 주파수 확보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최근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범여권 인사의 '낙하산 집합소'가 되어버린 KT'라는 비판 성명서를 낸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서 KT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가 이 회장 사퇴 압력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평도 있다"며 "광대역 확보 이후 이 회장 입지의 변화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KT는 주파수 경매를 통해 기존 LTE 서비스 대역에 연속된 1.8GHz 20MHz 대역폭을 확보함으로써 최대 100Mbps의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sh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