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정부의 8·28 대책 발표 직후 70% 후반대에 머물던 수도권 소재 아파트 낙찰가율이 9월 첫 경매에서 80%를 훌쩍 넘어섰다.

수요자가 몰렸던 감정가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물론 감정가 6억 원을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 낙찰가율도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등 8.28 대책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부동산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법원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소재 아파트 881개를 일자별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이달 첫 경매가 열린 2일 낙찰가율이 83.59%로 집계됐다. 이는 전 경매일의 낙찰가율 77.33%에서 6.26%p 증가했다.

수도권 소재 아파트경매 낙찰가율은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7월부터 8월말까지 각각 78.15%, 77.38%를 기록하는 등 80%를 넘지 못했다. 8.28대책 발표가 가시화된 8월 말에도 이 같은 흐름에는 변화가 없었다.

태인은 8.28대책 발표 직후가 아닌 9월 첫 경매부터 낙찰가율 80%를 넘어선 것에 대해서 대책에 대한 분석이 어느 정도 끝난 9월 초부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풀이했다.

2일 기준 낙찰률도 41.78%(146개 중 61개 낙찰)로 8.28대책 발표 이후 가장 높았다. 낙찰률은 그날 경매된 전체 물건 중 주인을 찾아간 물건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경매물건이 많이 팔렸다는 의미다.

또 전체 물건을 감정가 6억원을 기준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감정가 6억원 이하 아파트는 물론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감정가 6억원 초과 중대형 아파트 낙찰가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감정가 6억원 이하 아파트 낙찰가율은 2일 84.4%로 같은 날 전체 낙찰가율보다 0.81%p 높았다. 감정가 6억원을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 낙찰가율도 2일 기준 81.95%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보다는 낮지만 60% 후반에서 70% 초중반을 유지하던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8월 말에 비하면 7.06%p 증가했다.

전일 성남에서 진행된 분당구 소재 아파트 경매에서 박 모씨는 14:1의 경쟁률을 뚫고 감정가 7억6천만원으로 면적이 158.4㎡에 달하는 대형 물건을 낙찰받았다. 개찰 결과 박 씨는 감정가의 78.95%인 5억9천999만9천999원을 써낸 것으로 파악됐다. 면적이 대형인 만큼 기존의 4.1대책과 8.28대책을 감안해 6억 원 이상을 주고 사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입찰가라고 태인은 풀이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8.28 대책으로 생애최초주택구입 지원과 그 수준에 준하는 자금 지원이 개시되고 있는 만큼 전세대란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올 하반기 들어 시장에 나올 여건이 갖춰졌다"며 "아직 예단하기 이르지만 단위 낙찰가율이 상당폭 오른 것은 시장에 나타난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