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대표ㆍ이사회의장 사임 요청…새 대표 선임 추진

STX그룹 "자율협약 취지 어긋난 채권단 월권행위"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하고 새로운 대표이사의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STX그룹은 채권단이 월권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산은은 이날 자료를 내고 "강 회장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의장 사임을 요청하고 신규 경영진의 선임과 관련한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STX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덕수 회장에 사실상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채권단은 "경영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경영진 재편 등 경영권 행사와 관련해 채권단의 결정사항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면서 강 회장이 지난 4월 자율협약 추진시 제출한 확약서를 퇴진의 근거로 제시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이번 주 중 경영진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임하는 한편 오는 9일 이사회를 거쳐 이달 27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신규 경영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채권단의 이러한 조치에 STX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겠다는 채권단의 입장은 자율협약의 취지에 어긋나는 월권행위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자율협약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게 하기 위한 채권단과 회사의 공동 회생과정으로 경영권 행사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경영진에 대한 보호 차원이 아니라 원활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STX그룹은 "이번 조치는 자율협약시 채권단의 일방통행식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폐해를 보여줌에 따라 향후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타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TX그룹과 경영진은 그간 채권단의 무리한 요구에도 성공적인 기업회생을 위해 모든 걸 양보해 왔다고 주장했다.

경영 실패로 채권단과 국가 경제에 큰 피해를 준 만큼 모든 것을 양보하고 채권단의 요구에 성실히 응해왔는데 채권단이 독단적으로 기업회생과는 거리가 먼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STX그룹은 회사 사정에 미숙한 외부인에 경영을 맡기는 것은 경영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STX조선의 성공적 회생을 위해서는 회사 사정과 세계 조선업 동향에 밝고 폭넓은 대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이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하겠다고 했으나 외부 경영자는 단순 관리인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살릴 동기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STX그룹은 "백의종군, 결자해지의 자세로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마지막 소명을 다하고자 하는 강덕수 회장에게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지고, 채권단과의 원활한 협조를 이뤄나가는 것이 현재 STX조선이 직면한 경영상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회생을 이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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