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유통대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물품 대금을 미리 지급한다.

유통업계의 상생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센 가운데 자금 소요가 많은 추석을 맞이해 조기 지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의 협력회사 4천390여곳에 대금 1천600여억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말했다.

모두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상여금과 임금, 원자재 대금 등 자금 소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2008년, 2010년부터 중소협력사를 대상으로 '100% 현금 결제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협력사들은 현금 지급으로 각각 연간 60억원, 10억원 안팎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추정했다.

이와 더불어 신세계그룹은 최근 4천여개 협력회사에 공문을 보내 그룹 임직원에게 명절 선물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당부했다.

공문에는 "거래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거나, 만일 임직원이 먼저 금품을 요구하면 사회적 책임경영(CSR) 담당부서나 온라인 사이트로 연락해달라"는 문구와 제보할 수 있는 연락처 등이 적혀 있다.

롯데그룹도 물품대금 선지급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650여개의 중소 협력사에 1천700억원의 물품대금을 지급한다.

설이나 추석 등 연휴가 겹친 달에는 통상적으로 1일~2일 전에 상품대금을 조기 지급했지만, 이번 추석에는 13일에 지급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950여개의 중소 협력사에 정기 지급일보다 10일 앞선 오는 13일 상품 대금 720억원 가량을 미리 지급한다.

또, 16일과 30일에 지급되는 구매·용역대금 400억원도 오는 10일 은행으로 전송해 협력업체들이 급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롯데슈퍼와 세븐일레븐도 오는 16일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1천여 중소 협력사에 450억원의 물품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롯데슈퍼와 세븐일레븐의 공동 대표이사인 소진세 사장은 "평소 중소 협력사들이 판로 확보와 함께 자금 유동성의 어려움을 가장 크게 호소하고 있어 대금 선지급을 결정했다"며 "특히, 올해는 연휴가 길어 중소 협력사의 자금 사정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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