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지난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인 'IFA 2013'이 열리는 독일에서 LG전자의 TV사업을 맡은 권희원 사장은 "1년 반 전부터 우리가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세계 TV시장 2위지만,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보다 최근 들어서는 앞선 기술력을 보이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물론 삼성은 LG의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TV'를 놓고 벌이는 양사의 경쟁에서 작년부터 LG가 다소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삼성이 내놓은 65인치형 '곡면 UHD LED TV'>

◇ 삼성, '곡면 UHD TV' 공개…LG, 최대크기 '곡면 UHD OLED TV'로 맞불 = 삼성은 이번에 'IFA 2013'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5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55, 65인치형 '곡면(curved) UHD(울트라) LED(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기존의 풀H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더 뛰어난 UHD TV를 그것도 곡면 형태로 만들어 내놓으면서 "선두 업체의 기술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자 LG는 바로 다음날 예정에 없던 신제품을 깜짝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77인치 '곡면 UH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한 것이다.

삼성이 상대적으로 곡선화하기 어려운 LED 패널을 휘어 기술력을 과시하자, LG는 UHD TV와 OLED TV를 결합해 화질을 극대화한데다 'UHD OLED TV' 중에서는 가장 큰 제품을 내놓으며 응수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내놓은 제품의 성격이 달라 어느 쪽 기술력이 더 높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다만 차세대 TV가 결국 'UHD OLED TV'의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는 이 부문에서 선도 기술력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LG가 선보인 77인치 '곡면 UHD OLED TV '>

◇ 차세대 TV '최초' 타이틀, 최근 LG가 많아 가져가 = 삼성은 이번뿐 아니라 최근 들어 'OLED TV'와 초대형 'UHD TV'의 출시 경쟁에서 계속 밀리는 형국이다.

실제로 삼성과 LG는 작년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55인치 OLED TV를 나란히 선보이고 나서 서로 먼저 양산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올해 1월 LG가 먼저 시판에 들어갔다. 또, 양사는 올 1월에 열린 CES에서도 나란히 '곡면형 OLED TV'를 공개했지만, 이 역시도 LG가 지난 4월 먼저 시판에 나섰고, 삼성은 지난 6월에야 처음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UHD TV도 LG는 작년 하반기에 84인치 제품을 업계 최초로 판매에 들어갔지만, 삼성은 올 초 들어서야 시판을 시작했다.

이처럼 차세대 TV 경쟁에서 LG에 다소 뒤처지는 듯한 양상에 대해 삼성 측은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신제품 출시를 조절한 것일 뿐 기술 리더십은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크리스털로즈 TV(2008년), LED(발광다이오드) TV(2009년), 3D TV(2010년), 스마트TV(2011년) 등으로 매번 새로운 TV 트렌드가 나올 때마다 삼성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강조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데 열을 올렸다.

따라서 최근 OLED와 UHD TV를 놓고 '최초 시판'과 '최초 공개' 타이틀을 LG에 빼앗긴 것이 삼성으로서는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 "삼성이 올해까지 8년째 세계 TV시장 1위를 유지하는 등 여전히 업계를 선도하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차세대 TV를 놓고는 LG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앞으로 새로운 경쟁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yu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