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웅진케미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10일로 예정된 가운데 인수후보들은 막바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입찰 적격자(숏리스트)인 LG화학과 GS에너지, 롯데케미칼, 도레이첨단소재, 유니드 등은 대부분 일단 본입찰까지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몇 가지 변수가 있어 누가 승자로 남을지, 가격은 어느 선에서 정해질지 미지수다.

9일 M&A 업계에 따르면 웅진케미칼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5곳의 인수후보들은 실사 결과를 분석 중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단순히 스터디용 참여가 아니고 대부분 인수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예상한 LG화학과 GS에너지의 '연합'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입찰에 따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인 GS에너지가 의지 면에서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도레이첨단소재는 입찰 참여 전부터 일본 도레이 본사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본사는 인수에 회의적인 반면, 도레이첨단소재는 적극적이라는 것.

도레이첨단소재가 본입찰까지 참여한다면 이견이 조정된 것으로 봐야 하지만, 공격적인 가격을 써낼지는 미지수다.

롯데케미칼이 입찰 경쟁에서 가장 큰 변수다. M&A 경험이 풍부한 롯데그룹 계열인데다 보유 현금과 자금동원력에서 LG화학, GS에너지와 함께 막강하다.

그러나 'LG화학 견제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뒤늦게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낸 점이 걸린다. 롯데케미칼은 웅진케메칼의 주력 생산품 폴리에스터의 원재료 중 하나인 MEG 생산시장에서 LG화학과 경쟁하고 있다.

중견화학업체인 유니드는 조용히 인수전을 준비 중이다.

이수영 OCI 회장의 동생인 이화영 회장이 이끄는 유니드는 칼륨계 제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에서는 부족하지만, 입찰적격자로 분류됐을 정도로 웅진케미칼 인수를 통해 도약하려는 의지는 강하다.

웅진케미칼 매각에 다른 변수도 있다.

미국 섬유화학업체인 듀퐁이 아라미드 핵심기술 유출과 관련해 웅진케미칼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듀퐁은 지난 2009년에도 코오롱그룹을 대상으로 첨단 섬유제품과 관련한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코오롱 측은 약 9억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인수 후 무시하지 못할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인수후보들이 해당 변수를 크게 우려할 경우 웅진케미칼은 당초 예상과 달리 낮은 가격에 매각될 수도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GS에너지의 경우 처음부터 '아니면 말고'식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고 도레이첨단소재, 유니드도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듀퐁과의 분쟁 가능성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고 최근 대기업들이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꺼려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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