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아시아의 처지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하는 신세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미국시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으로 바뀌었으며 투자자들은 이제 부채 급증으로 아시아 국가의 위기를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고 평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휘청댈 때 아시아는 유독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투자자들은 아시아의 탄탄한 은행 시스템과 중국 정부의 유동성 완화 조처를 주목하며 아시아 투자에 열을 올렸다.

"중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가져갈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너도나도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며 아시아 투자를 권했다.

덕분에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지 2년 만에 아시아의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을 제외한 MSCI 아시아 지수는 저점 대비 40% 이상 올라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보다 42%포인트 더 올랐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3년 만에 투자자들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재현' 가능성에 앞다퉈 자금을 빼가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정책에 신흥 아시아 국가로 몰렸던 자금들이 Fed의 출구 전략 가능성에 움츠러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에서의 자금 유출은 곧바로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취약점을 드러냈고,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주가와 환율 가치는 크게 추락했다.

결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S&P500지수는 41% 올라 일본을 제외한 MSCI 아시아 지수보다 6%포인트 더 오르며 희비가 갈렸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1990년 이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대외 부채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높은 상태다.

이 때문에 아시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국 포지텍그룹의 톰 덩컨 미국 지사장은 "이제 중국에서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라며 "만일의 사태가 발생해 신용 시장이 경색될 경우를 대비해 우리는 최대한 자본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소재 펑 글로벌 연구소의 앤드루 성 연구소장은 "지난 몇 년간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으로 유입되는) 단기투기자금을 활용하는 것을 당연시했다"라며 "이러한 자금의 유입을 당연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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