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불황에도 공격적인 투자 방침을 선언한 신세계의 빚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신세계는 센트럴시티와 서울고속터미널 등 부지를 잇달아 사들이며 빚을 늘렸다.

올해 하반기 신세계는 하남 복합쇼핑몰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부지 매입, 부산 센텀시티 부지 개발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어서 추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2일 연합인포맥스 기업 재무제표(화면번호 8108, 8109)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신세계의 총차입금은 지난 6월 말 K-IFRS 연결기준으로 2조4천845억원에 달한다.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단기예금을 뺀 순차입금은 2조3천759억원이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신세계의 총차입금은 9천904억원이었지만, 작년 10월 1조250억원에 달하는 센트럴시티 인수 자금을 은행권에서 전액 차입하면서 작년 말 기준으로 총차입금이 2조1천262억원으로 대폭 불어났다.

종속기업이 된 센트럴시티는 지난 4월 2천200억원에 서울고속터미널 지분을 사들였다. 회사채를 발행해 인수 대금 전액을 조달했다.

잇따른 부지 매입으로 부채비율은 작년 9월 말 89.64%에서 지난 6월 말 126.69%까지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도 작년 9월 말 21.37%에서 지난 6월 말 33.63%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신세계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는 올해 연초 세웠던 계획보다 5천억원 늘어난 2조5천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경기 침체 국면을 투자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오는 2015년 개장을 목표로 개발하는 하남과 동대구 복합쇼핑몰에 대규모 투자비를 집행할 예정이다.

또,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지난 7월부터 전면 리뉴얼에 들어갔고, 부산 센텀시티 개발도 계속돼 중단기적으로 차입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지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과 2014년 별도기준 설비투자(CAPEX) 계획이 각각 3천600억원, 5천억원 수준인데 연간 현금창출능력(EBITDA)이 약 3천2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당분간 매해 2천억원 내외의 추가 차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순차입금이 계속 늘어 연결기준으로 신세계의 이자비용은 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늘어난 786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올해보다 10.4% 늘어난 868억원을 부담해야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세계 측은 이에 대해 "대규모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라며 "차입금 증가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의 재무 부담이 커졌지만, 센트럴시티를 인수하고자 조달한 차입금의 만기가 5년 거치, 2년 분할상환으로 장기"라며 "또, 장부가로 7천713억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했고, 연결 기준으로 장부가 4조3천억원 수준의 부동산이 있어 재무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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