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고향으로 불리는 중국 시안(西安)에 5천억원 가량을 추가 투자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복합연구센터도 조성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성(陝西省)의 성도(省都)인 시안에 5억달러(약 5천4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하면서 이날 '삼성전자 시안 R&D 센터'를 설립 개소식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측 관계자를 비롯해 러우친지엔(婁勤儉) 산시성장, 동쥔(董軍) 시안시장 등 중국 인사도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9월 12일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착공하며 1차로 23억달러(약 2조6천억원)를 비롯해 앞으로 몇 년간 총 70억달러(약 7조6천억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로 5억달러(약 5천4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후공정라인과 복합연구센터를 추가키로 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시안에 투자하는 총 액수는 75억달러(약 8조1천억원)로 늘어나게 됐다.

총 4천227㎡(1천281평) 면적에 세워진 연구센터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통신,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현지 주요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센터 설립을 계기로 현지 우수인력을 채용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대학과의 공동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시안에 짓고 있는 반도체 라인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추가 투자금을 통해 현재 건설 중인 생산라인과 인접할 곳에 후공정 라인을 내년 초에 착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시안에 투자를 집중하는 이유는 우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를 비롯해 마이크론이, NTT, 마이크로소프트, IBM, 중싱 등 100여 개 세계적 기업들의 생산·연구 거점이 시안 주변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는 부지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마이크론이 2억5천만달러를 투입한 반도체 조립 공장이 있다. 여기서 10분쯤 더 가면 일본 NTT 데이터센터와 IBM 시스템과학기술센터 등도 모여 있다.

또, 중국 정부가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시안은 전기와 용수, 교통 등 산업 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시안은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인 시진핑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곳이다.

시 주석은 1953년 베이징에서 태어났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에 숙청돼 좌천된 아버지 시중쉰(習仲勛) 전 국무원 부총리를 따라 산시성 옌안(延安)시 량자허에서 7년간 생활한 바 있다. 또, 그의 부친도 산시성 시안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푸핑현 출신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삼성이 시안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데에는 투자 조건이 좋다는 점 외에도 시진핑과의 관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시안 투자를 통해 삼성은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중앙정부와 사업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시안에 반도체 공장 착공한 지 1주년을 맞아 산시성 지방정부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시범구' 협약식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산시성과 삼성전자 측은 양측은 앞으로 빈곤지역 교육지원과 장애인지원, 생태환경 보호, 재해기금 조성 등의 CSR 활동을 공동 추진하며 협력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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