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천후 플레이어' 김기백 외환銀 증권운용실장
<인터뷰> '전천후 플레이어' 김기백 외환銀 증권운용실장
  • 신윤우 기자
  • 승인 2013.09.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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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 모두 참여했던 경험은 시장을 조금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김기백 외환은행 증권운용실장은 1992년 입행 이후 1994년부터 20년 가까이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근무하면서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을 모두 경험한 '전천후 플레이어'다. 지난 7월까지 달러-원 수석 데스크를 맡았던 김 실장은 과거 7년 가까이 원화자금과 원화채권을 운용했던 이력을 살려 8월부터 증권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채권을 운용하던 2002년엔 한국은행 총재로부터 통화정책부문 표창을 받았고 이듬해인 2003년엔 채권시장협의회 창립 주축으로서 총무를 맡은 바 있다. 트레이딩부 팀장으로 외환시장에 몸담고 있던 지난 연말에는 외환부문에서 한은 총재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을 두루 섭렵하며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김 실장은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테이퍼링 이슈와 국내 경기 펀더멘털, 투자 철학, 채권시장 발전 등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비교적 자세하게밝혔다.

▲"테이퍼링..긴축이 아니다" = 김 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축소를 긴축의 의미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경기 부양 기조를 지속하면서 그 강도를 낮춘다는 의미로 오히려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김 실장은 "테이퍼링 자체를 악재로 볼 순 없다"며 "다음 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 스케줄이나 규모가 제시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이 테이퍼링 이슈를 적게는 50%, 많게는 70% 이상 선반영했다"며 "시장 충격을 원치 않는 정책당국자들의 의도로 실제 시행 시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론 테이퍼링 속도와 규모, 국내 경기에 따라서 금리가 결정되겠지만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고착화돼가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폭이 크진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내경제, 체질 강해져" = 김 실장은 국내 금융시장이 아시아에서 안전한 시장으로 격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을 겪으며 국내경기가 체질적으로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단기외채비율과 경상수지, 외환보유고 규모 등 각종 지표가 위기의 신흥국들과 우리나라의 차이를 보여준다"며 "결정적으로 외국인들도 원화자산에 투자하며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해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다만 일부 신흥국들이 외환 유동성 위기를 맞아 구제 금융을 받게 되면 국내 경기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며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과정에서의 자본 유출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딜러에게 자율성을" = 김 실장은 10조원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외환은행 증권운용실을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간 회의 때 딜러들의 판단에 대해 들어보고 시장과 동떨어진 뷰를 가졌을 경우에는 코멘트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딜러의 뷰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물론 자율성이 주어진 만큼 딜링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손실한도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그가 제시하는 기본 조건이다.

김 실장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운용 방식은 자연스럽게 팀 전체적으로 헤지 효과를 내는 부분이 있어 최근의 박스권 장세에선 효율적이다"면서도 "한편으론 큰 추세장이 왔을 땐 전체가 전략적으로 움직이며 베팅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운용 방침의 배경에는 딜링을 즐길 줄 아는 딜러가 훌륭한 딜러가 된다는 그의 투자 철학이 있다. 이는 단순히 일을 즐겨야 한다는 것보단 시장에 대한 오랜 고뇌 끝에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갖고 딜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확고한 철학을 세우면서도 매사에 즐겁게 임할 때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단기적인 손익에 목말라하기보다 시장을 긴 안목으로 조망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거워진 어깨" = 김 실장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은행권의 수익성이 저조한 어려운 시기에 유가증권 운용조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은행 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전문 운용인력을 양성해 역량 있는 딜러들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실장은 "채시협 창립에 힘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내년엔 외환은행이 회장은행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채시협 활동과 트레이더들의 친목교류 등을 활성화해 시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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