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80원선에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렌스(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의 사퇴 소식에 글로벌 달러 강세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다 조선수주 취소 가능성, 당국 개입 경계심으로 하락폭이 제한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서머스 장관이 연준 의장 후보로 자신을 고려하지 말아달라고 했으며,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서울환시에서도 '서머스 효과'에 따른 달러 매수분을 일정 부분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는 지난 주말을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 자리에 대한 서머스 지명설이 돌면서 한차례 상승한 바 있다. 달러화는 지난주 '서머스 지명설'로 1,080원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올랐으나 이날 서머스 사퇴로 상승폭을 반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의장 지명이 무산된 점이다. 금융시장은 미국의 9월 테이퍼링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자칫 서머스 의장후보 사퇴 소식이 9월 테이퍼링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서울환시 달러화가 일방적인 매도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역내 수급은 공급 우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소화될 수 있는데다 외국인 주식자금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달러화가 장후반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네고물량이 다소 부진하게 유입됐다. 이날 달러화가 반락하면서 수출업체들이 막바지 네고물량을 내놓을 수 있다. 포스코 자사주 매각 이후 마지막 결제일이라는 점도 달러화 하락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

서머스 사퇴로 그동안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던 아시아통화가 돌아설지도 관건이다. 서머스 사퇴 표명 직후 유로화가 급등하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선 상태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아시아통화에도 연결될지 지켜볼 만하다.

달러화가 1,08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설 경우 외환당국 개입 의지도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일 달러화가 1,080원 초반에서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당국은 한차례 속도조절에 나선 바 있다. 이날 달러화가 서머스 사퇴 충격에 1,08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설 경우 외환당국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원가에 못미치는 저가 수주분 선박 11척에 대해 발주사에계약 해지 통보를 한 점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16일 오전7시15분 송고한 '채권단, STX조선 '악성' 저가수주 15억弗 계약해지 검토' 기사 참고) 이는 자그마치 15억달러 규모다. 지난주 삼성중공업이 수주계약 해지분 일부에 대한 선물환 매도를 언와인딩한 점을 고려할 때 달러화에 하방경직성을 줄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서머스 사퇴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3일(현지시간) 1,088.15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을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보다 1.00원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086.00원, 고점은 1,088.50원이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이날 달러화는 서머스 사퇴 소식에 지난주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1,08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역내 수급도 외국인 주식자금과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으로 매도세가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9월 미국 FOMC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Fed의장 지명이 무산된 만큼 달러화 약세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TX조선해양의 계약해지에 따른 언와인딩 우려와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크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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