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에서 사퇴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상승했다. 매파인 서머스가 의장이 될 가능성이 제거되면서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 달러화도 서머스 사퇴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주가는 상승 출발했다가 오후 장 들어 일부 거래소에서 옵션거래가 중단된 여파로 혼조세로 물러났다.

미국의 지난 8월 산업생산은 0.4%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9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예상 밖의 하락세를 나타내 6.29로 전월의 8.24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9.4를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날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서머스의 Fed 의장 후보 사퇴 호재에도 혼조세로 마쳤다.

주요 거래소에서 옵션거래가 한때 중단됨에 따라 주가는 상승폭을 줄였으며 나스닥지수는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18.72포인트(0.77%) 상승한 15,494.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9.61포인트(0.57%) 높아진 1,697.6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4포인트(0.12%) 떨어진 3,717.85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장 초반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화학무기 처리 합의 소식이 나온 데다 서머스 사퇴 소식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후 장 들어 일부 거래소에서 옵션거래가 중단됨에 따라 주가는 상승폭을 줄였다. 트레이더들에게 옵션 가격을 제공하는 데이터피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거래가 중단됐으며 거래는 거의 한 시간 후에 복구됐다.

한 증시 전문가는 이번 주에 연방준비제도(Fed) 회의가 예정돼 있는 등 많은 거래 활동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옵션거래가 중단됐다면서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가 갑작스럽게 Fed 의장 후보에서 사퇴함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됐다. 투자자들은 다른 후보들보다 서머스가 더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서머스가 사퇴하면서 재닛 옐런 Fed 부의장이 유력한 후보로 남게 됐으며 옐런 부의장은 비둘기파로 벤 버냉키 현 Fed 의장의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다음 날부터 이틀 동안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Fed는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자산매입 축소 규모가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페이스북이 골드만삭스가 주가 목표치를 46달러에서 52달러로 상향 조정했음에도 4% 넘게 밀렸다.

애플은 차이나텔레콤이 아이폰에 대한 보조금을 기존보다 줄였다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3.2% 하락했다.

◆채권시장= 미국의 단기 국채가격은 서머스의 Fed 의장 후보 사퇴 소식에 따른 초저금리정책 상당기간 지속 전망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소폭 상승한 데 그쳤고, 30년만기 국채가격은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2/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bp 하락한 연 2.880%를 기록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5bp 내린 1.638%를 보였다.

반면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32포인트 하락했고, 수익률은 4bp 상승한 3.877%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서머스 사퇴 여부와 관계없이 Fed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8일 단행될 첫 번째 출구전략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면서 이달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200억달러를 넘어서건, 아니면 하회하건 간에 국채시장과 달리 증시는 강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Fed의 자산 매입 축소 규모가 향후 6개월 동안 200억-300억달러에 달한다면 증시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따라서 차기 Fed 의장이 최대 이슈가 될 듯하다고 강조했다.

RJ오브라이언앤어소시에이츠의 토드 칼빈은 "Fed의 양적완화 축소 규모와 관계없이 서머스 사퇴로 연방기금(FF)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강화됐다"면서 "이는 국채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주장했다.

FF금리선물시장은 Fed가 단기금리 인상 시기를 2015년 중반에 시작할 가능성을 100% 가격에 반영했다. 일주일 전에는 2014년 후반에 금리가 인상될 것임을 가격에 반영했었다. 이에 따라 단기 국채가격이 강세 지지를 받았다.

서머스 사퇴에 따른 국채가격 추세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가브리엘 만 RBS 금리전략가는 "서머스 전 장관이 차기 의장 후보에서 물러남에 따라 국채가격이 상승했다"면서 "대표적 매파인 서머스 후보 사퇴 소식으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80%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다"고 말했다.

만 전략가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45%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찰스 코미스키 노바스코샤은행 국채거래 부문 헤드는 "서머스 소식에 국채시장에 과도하게 반응했다"면서 "현재 미국 경제가 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힘을 실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미스키 헤드는 "서머스 소식은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면서 "FOMC 성명이 나온 뒤에나 국채가격이 확실한 방향성을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서머스의 사퇴 소식에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그러나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부각돼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화의 낙폭이 줄어들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9.09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9.37엔보다 0.28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34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293달러보다 0.0041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13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2.11엔보다 0.02엔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서머스의 사퇴 소식으로 재닛 옐런 Fed 부의장이 차기 의장 1순위로 부상했다면서 옐런 부의장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매우 느린 속도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옐런이 차기 의장으로 유력시되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면서 시장의 예상보다 더 유연하고 매끄러운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옐런이 차기 의장이 된다면 연방기금(FF) 금리가 상당기간 현재의 연 0-0.25% 범위에서 유지될 것이라면서 이날 FF금리선물시장은 금리인상 시기를 일주일 전의 2014년 후반에서 2015년 중반으로 늦출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다고 전했다.

피터 킬셀라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많은 이머징마켓 통화들이 서머스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그러나 이들 통화에 대한 매입세가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킬셀라 애널리스트는 "많은 시장참가자가 이날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 회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면서 "이는 이머징마켓의 경상적자와 느린 성장률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최근 수주 동안 중국과 브라질발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으나 투자자들은 오는 18일 FOMC 정례회의 이후 Fed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 혹은 축소 규모가 결정된 이후에나 이머징마켓 통화의 추세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들은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약화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62달러(1.5%) 낮아진 106.5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8월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리비아 공습 우려는 완화됐으나 시리아 내부에서의 교전은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해체 안에 합의를 이룬 지난주 시리아에서 1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이날 시리아의 화학무기에 대한 통제권을 국제사회로 확실하게 이전하기 위해 '강력하고 법적 구속력이 따르는' 유엔 결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시리아 사태' 과정에서 대규모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반 총장은 이날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내용의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에 통보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허리케인들이 미국의 원유수입을 다소 둔화시킬 수 있으나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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