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지난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딤섬본드(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채권)의 인기가 식으면서 아시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 달러화채권으로 이동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홍콩통화감독청(HKMA)에 따르면 지난해 딤섬본드 시장은 168억달러(약 18조9천억원)로 전년보다 세 배나 성장했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꺾이자 지난해 말부터 딤섬본드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딤섬본드 발행량은 전분기보다 26% 감소했다.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발행된 딤섬본드는 7건, 12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발행량 30억8천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물량이다.

지난달 음력 설연휴가 있었던 탓도 있지만, 위안화 절상 속도가 작년만 같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안화 자체에 대한 투자 유인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KMA에 따르면 홍콩에 예치된 위안화 자금은 지난해 11월 최고치에서 6.2% 감소한 상태다.

위안화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달러채의 인기는 치솟았다.

딜로직에 따르면 아시아에서는 올해 들어 172억3천만달러들의 달러채가 발행됐다.

작년 같은 기간의 138억9천만달러보다 24% 늘었고, 지난해 4분기 전체 발행량 123억4천만달러보다는 39.6% 증가했다.

발행사들은 금리가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달러채를 딤섬본드보다 더 선호하고 있다.

작년 딤섬본드의 인기가 절정에 도달했을 때는 세계적인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와 폴크스바겐이 각각 1.35%와 2.15%의 발행금리를 기록하는 등 우량기업들은 1~2%대 금리에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딤섬본드 발행금리는 4%대로 껑충 뛴 상태다.

최근 멕시코 통신사 아레미카모빌은 3년물 1억5천900만달러를 3.5%에, 롯데쇼핑은 같은 만기로 1억1천900만달러를 4%에 발행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딤섬본드 발행금리에는 위안화 절상 기대가 전혀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반면 달러채 발행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연장 조치에 힘입어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지난주 월트디즈니는 미국에서 5년물 10억달러를 1.324%에 발행했다.

투자자들은 딤섬본드의 인기가 당분간은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딤섬본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범시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3~5% 사이의 금리에서 우량 딤섬본드를 사왔으나, 신규 발행물에는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이 펀드의 솬진 탄 리드매니저는 "수익률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신규 발행물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투자자와 발행사 사이에 금리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HSBC의 제임스 필더 지역통화 신디케이트 헤드는 "금리가 낮아지길 기다리면서 딤섬본드 발행을 보류한 상황이지만, 당분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면서 "지난해 수준의 수익률로 복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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