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채권단이 16일 금호산업에 총 6천900억원의 자금 지원안을 결의하면서 상장폐지 위험까지 몰렸던 금호산업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연합인포맥스 기업 재무제표 분석(화면 8108, 8109)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IFRS 연결기준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은 무려 2천499%에 달했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도 54.1%와 46.7%로 높은 수준이다.

부채는 차입금 1조9천923억원을 포함, 총 3조5천334억원에 이르고 자본은 1천414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유상증자로 자본은 늘고 부채는 줄어든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지원 1천200억원, 채권단 출자전환 2천700억원, 유상증자 3천억원으로 나눠 지원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지원 규모만으로 단순 계산하면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수치를 기준 400%대로 급감하고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도 30%대로 떨어진다.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나게 되고 지난 2010년 기준 약 2천억원에 달한 연간 이자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신규로 지원된 자금은 최근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상황을 고려하면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또 금호고속 지분 100%를 비롯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38.7%, 대우건설 지분 12.3%, 경기고속도로 25% 등 약 1조원에 달하는 4개 계열사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IB투자증권이 투자회사 케이스톤파트너스와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오는 2분기 중으로 매각 자금이 유입되면 금호산업은 재무상 정상을 찾고 본업에만 충실하면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과정과 함께 자산 패키지 매각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를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재 2천200억원을 들여 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그러나 기준가보다 20% 할증된 가격이기 때문에 증자에 다른 참여자가 있을지 의문이다.

또 올해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컨소시엄과의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지원으로 금호산업이 고비를 넘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유증과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자산 패키지 딜이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자 부담이 크게 줄기 때문에 수익성 회복만이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69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으나 고속사업부 물적분할에 따른 법인세 비용 증가 등으로 1천5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낸 바 있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