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7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9월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폭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는 그동안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에 대한 부담을 나타내며 지지력을 보인 바 있다.

미국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에 나서지 않으면서 달러 수요 쪽은 약해진 상태다. 매수세를 부추길 변수는 외환당국과 일부 결제수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달러 매도 쪽은 미국 테이퍼링 기대감으로 쌓여있던 롱포지션이 롱스탑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 경우 달러화는 1,070원대 후반에서 낙폭을 확대할 수 있다.

당초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테이퍼링이 없을 경우 1,070원대 하향 테스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달러 매수 재료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수차례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면서 학습 효과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9월 테이퍼링 기대감이 확산된 상태에서 테이퍼링 조치가 나오지 않은 것은 서울외환시장의 학습효과를 높여줄 가장 큰 관문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테이퍼링 기대감이 팽배한 상태에서 9월 FOMC에 임박했을 때도 달러화에 대한 충격이 약했기 때문이다.

역내 수급은 공급 우위의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지속되고, 거주자외화예금에서 기업 예금도 충분한 상황이다. 아울러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18거래일간 지속되면서 이 자금도 달러 매도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환시가 추석 연휴로 휴장하는 동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이 1,070원대 초반까지 갔다 되밀려 올라오면서 당국 경계심이 다시 불거졌다.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심으로 숏플레이에 따른 하락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물량 유입에 따른 하락 압력이 뒷받침되면 달러화는 1,070원대로 안정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9월 테이퍼링 대비를 단단히 하고 있던 외환당국은 예상과 달리 테이퍼링이 나오지 않으면서 불확실성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달러화 하락 방어에 다시금 고삐를 죌 가능성이 크다.

추경호 기재부 제 1차관은 추석 연휴동안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번 FOMC결정이 한국에 호재로 인식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며 "일부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경우 신흥국과 차별화 과정에서 경상흑자와 대규모 해외자본유입에 따른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필요시 거시건전성 조치를 보강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석 연휴동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20일(현지시간) 1,082.50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084.10원)보다 3.75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079.40원에, 고점은 1,082.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070원대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테이퍼링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 상승까지 달러화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다만,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 강도로 달러화 하락을 방어할지가 이날 낙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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