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전 세계 석유공급 시장은 1970년대 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도이체방크가 16일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수잔나 최 아시아 원자재 담당 리서치 헤드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이후 석유 공급과 관련해 이와 같은 위협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 어느 정도 이같이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헤드는 석유 공급 차단 위험이 있는 다른 '위험지대'로 이라크, 리비아, 수단, 나이지리아, 시리아, 예멘 등도 거론했다.

그러나 이 중 가장 큰 우려는 하루 1천5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이동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최 헤드는 "이란 스스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차단할 경우 받을 충격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란이 해협을 차단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생각했을 때 이란의 단순한 위협 발언만으로도 석유 시장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날 뉴욕 유가는 이란이 유럽 6개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승했다.

이란 프레스TV는 이란이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반발해 EU 6개국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한 국가는 프랑스와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6개국이다.

도이체방크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얼마나 오를지 전망하진 않았으나, 과거 4번(1차 걸프전쟁, 2차 걸프전쟁, 이란-이라크 전쟁, 이란혁명)의 석유공급 차단으로 브렌트유가 평균 38% 급등한 점을 주목했다.

한편, 쇼트 힐스 캐피털의 슈테판 바이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란에 대한 (서구의) 잠재적 군사 행동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급등은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유럽의 침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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