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채권왕' 빌 그로스가 운용하는 토털리턴펀드의 투자수익률이 지난해 하위 13%였던 데서 상위 9%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미국 국채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채에 대한 두 가지 베팅을 통해 이익을 냈다고 다우존스가 1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중기물 미국채에 투자하는 한편 장기물에 대해서는 숏포지션을 걸어놓은 것이다.

모닝스타의 에릭 제이콥슨 픽스트인컴 리서치 디렉터는 그로스 CIO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저금리 정책 때문에 5년에서 10년물 미국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해 이 국채들을 매입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파생상품을 통해 30년물 국채에 대해서는 약세 베팅을 취했다고 제이콥슨 디렉터는 말했다.

Fed의 이례적인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제이콥슨 디렉터는 또 그로스가 물가연동국채(TIPS)를 매입해 Fed 완화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에 대비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그로스의 이런 전략은 잘 들어맞았다.

올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토털린터펀드의 수익률은 2.81%로 벤치마크지수의 0.8%를 크게 웃돌았다.

또 7년에서 10년물 미국채의 가격은 올해 초 이후 0.23% 올랐으나 미국채 시장 전체로 보면 0.17% 하락했다.

손실은 장기물에 집중돼 20년물 국채 가격은 2.76% 하락했고, TIPS는 2.04% 올랐다.

그로스는 지난 1월말 기준 미국채 보유비중을 38%로 늘렸다. 작년 한때 미국채 비중이 0%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그로스가 미국채보다는 투자수익률이 더 양호하게 나오는 투자등급 채권 매입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 그로스의 전략이 다시 빛을 볼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만약 그리스 문제가 다시 통제 불능이 되면 시장에 충격을 줘 미국채에 투자자들이 열광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란 사태 등 정치적 문제가 악화하면 시장은 다시 불안해지고 투자자들은 국채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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