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주가는 미국 연방정부의 기능이 사흘째 중단된 데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해 한때 현장이 통제되고 '긴급 대피명령'이 떨어졌다는 소식도 불안감을 확대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의회 지도부와 회동하는 등 정부 폐쇄를 멈추고 부채 한도 증액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회담은 결렬됐다.

미 재무부는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해 정부가 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이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경제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6년 만에 최저치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28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천명 늘어난 30만8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1만3천명을 예상했다.

그러나 주간 지표에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폐쇄 부문이 반영되지 않아 통계 자료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공급관리협회(ISM)는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8.6에서 54.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57.5를 밑돈 것이다.

8월 공장재수주는 정부폐쇄로 발표가 연기됐다.

미국 국채 가격은 서비스업 PMI 하락 소식에 소폭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정부의 기능폐쇄가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져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36.66포인트(0.90%) 하락한 14,996.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5.21포인트(0.90%) 밀린 1,678.66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68포인트(1.07%) 떨어진 3,774.34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미 연방정부의 기능 폐쇄가 지속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따라 약세로 출발했다.

장 막판 의회 의사당 인근의 총격전 소식에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의회 지도부와 회동해 정부 폐쇄와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으나 회담은 결렬됐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대통령이 협상거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고 말했다.

베이너 의장은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을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하원 공화당 의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부채한도 증액 마감시한은 오는 17일로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게 된다.

라자드캐피털마켓츠의 아트 호건 매니징디렉터는 "정부폐쇄가 시작됐을 때 시장에서는 3일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제 정부폐쇄는 사흘째로 접어들었으나 지난 일요일과 비교해 어떤 합의점에도 근접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점점 더 흐를수록 타협 가능성은 작아지고 시장은 점점 더 불안해져 투자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국채 디폴트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블랙베리가 씨티그룹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음에도 2.9% 밀렸다. 씨티그룹은 블랙베리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블랙베리 주가는 올해 초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제약업체 일라이릴리는 일부 환자들의 수요를 맞추고자 신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음에도 주가는 3.4% 밀렸다.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실망감으로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5bp 떨어진 연 2.608%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579%까지 떨어져 지난 8월12일의 2.55%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하락한 1.364%를 나타냈다.

반면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4/32포인트 낮아졌고, 수익률은 전날보다 약간 오른 3.707%를 보였다.

지표 실망감에 정부 폐쇄 장기화 우려와 부채한도 증액 실패 전망이 두드러지며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화됐다.

부채한도 증액 합의 실패 우려로 1개월짜리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5bp 오른 0.1320%를 나타내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전 한때 0.1521%까지 급등했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중순까지 미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실패한다면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디폴트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시장은 워싱턴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 폐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부채한도 증액 협상 역시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이는 경기 회복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주까지 정부 폐쇄가 이어진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5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이들은 그러나 정부 폐쇄와 부채한도 증액 협상 결렬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은 국채가격 상승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이날 오후 총격이 발생했다는 보도로 국채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미 서비스업지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에 따라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26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7.35엔보다 0.09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61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78달러보다 0.0040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3645달러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47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19엔보다 0.28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서비스업 활동 실망으로 유로화에 1.36달러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 활동 예상치 하회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엔화는 중국 경제지표 호조로 유로화에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비제조업 PMI는 9월에 55.4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부 폐쇄라는 돌발적 재료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서비스업 활동 실망감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제지표가 계속 부진하다면 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어렵다면서 이는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가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17일까지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실패한다면 안전통화 선호현상 강화로 달러화가 강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연방정부 폐쇄가 사흘째 이어진 데다 부채한도 증액 실패 우려가 부각돼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 9월 미국의 서비스업 활동이 예상치를 밑돈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9센트(0.8%) 낮아진 103.31달러에 마쳤다.

미 재무부는 부채한도를 둘러싼 벼랑 끝 전술에 관한 이날 보고서에서 "금융위기와 함께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사태의 반복이 되거나 그보다 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원유의 16.4%를 공급하는 멕시코만으로 열대성 태풍이 접근함에 따라 유가 하락이 제한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유사들의 시설 보수유지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과 미 경제지표 약화, 연방정부 폐쇄 및 부채한도 증액 실패 우려에 따른 경기 둔화 예상 등으로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대성 폭풍 '카렌'(Karen)이 멕시코만 서남쪽에서 형성돼 킨타나루주 카보 카토체 서북쪽 65㎞ 지점에서 시간당 20㎞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발표해 유가 낙폭이 제한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특히 순간 최대 시속 154㎞의 강풍을 몰고 접근하는 '카렌'은 4일 세력이 강해지면서 허리케인으로 바뀌어 쿠바 서부와 멕시코 유카탄반도 서북부 지역에 폭우 등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됐다.

카렌은 오는 5일(토)에 미국의 루이지애나 동부와 플로리다 등에 폭우를 쏟을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 메이저업체 BP사는 전날부터 카렌의 위험에 대처하고자 멕시코만의 원유-가스 플랫폼에서 비 필수요원들의 철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산유에 영향을 받을 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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