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됐다는 소식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미 의회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완화하는 대타협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올 연말 Fed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하락했다.

달러화는 옐런 지명 소식과 올 연말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옐런 부의장을 차기 Fed 의장으로 공식 지명했으며 상원에 지체없는 인준을 촉구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옐런이 Fed 의장이 되면 현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Fed 위원들은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것과 관련해 '신중한' 행보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Fed 위원들은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고 새로운 악재가 돌출하는 상황에서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으나 연내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는 것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9일째로 접어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내에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의원들은 부채한도를 단기적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옐런 Fed 부의장을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했다는 호재가 나왔음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정부폐쇄와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의회의 교착에 따른 시장의 우려가 주가 상승을 제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6.45포인트(0.18%) 상승한 14,802.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95포인트(0.06%) 오른 1,656.4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06포인트(0.46%) 하락한 3,677.78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옐런 부의장이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상승세로 출발했다.

시장은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옐런이 Fed 의장이 되면 완만한 통화 정책이 유지되는 등 정책 연속성이 확보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재정정책을 둘러싼 의회의 교착이 지속함에 따라 주가 상승은 제한됐으며 나스닥지수는 약세로 돌아섰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휴렛패커드(HP) 메그 휘트먼 최고경영자(CEO)가 2014회계연도에 매출이 안정될 것이며 2015년에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이 업체 주가가 9% 가까이 상승했다.

창고형 도매업체 코스트코는 예상보다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2% 넘게 올랐다.

이날 나올 예정이었던 8월 도매재고 지표는 정부 폐쇄가 지속해 발표가 연기됐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미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기술적 디폴트 우려를 완화하는 대타협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올 연말 Fed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7/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높아진 연 2.66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8/32포인트 낮아졌고, 수익률은 4bp 상승한 3.735%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5bp 오른 1.439%를 보였다.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기술적 디폴트 우려에 장기 국채수익률의 움직임은 매우 좁은 폭을 나타냈다. 마감 시한을 앞두고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설령 기술적 디폴트가 현실화된다 해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긴 하지만 1개월짜리 국채수익률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디폴트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단기 국채 매입세력들은 단기자금 융통 시 1개월까지 국채를 담보물로 사용하고 있어 유동성 고갈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는 17일 만기인 1개월짜리 국채수익률은 이날 0.426%까지 올랐다. 지난 9월30일에는 0.025%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디폴트가 단기 유동성 고갈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다면서 투자자들은 특히 유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국채를 멀리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무부는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디폴트 우려에도 입찰은 양호했다. 그러나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낙찰금리는 연 2.657%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58배를 보여 지난 6차례 평균인 2.65배를 하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8.6%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40.7%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1.2%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19.8%를 상회했다.

오후 2시에 발표된 FOMC의 9월 의사록은 국채가격 하락재료로 작용했다.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7일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한다 해도 미국 정부는 오는 30일까지 만기가 되는 장단기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17일에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11월7일 만기인 단기 국채에 대한 이자 지급이 대부분 연기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들은 옐런 부의장이 차기 의장으로 인준되고 나서 이전과 같이 고용시장과 통화정책을 연계하려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그가 통화 긴축정책을 적절한 시기에 단행하지 못할 때 (그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을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날 장기 국채인 30년만기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이들은 전했다.

◆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옐런 Fed 부의장이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된 데다 FOMC 의사록이 올 연말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여파로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3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6.87엔보다 0.47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2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73달러보다 0.0049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1.6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49엔보다 0.16엔 높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달러화 상승은 전날 달러지수가 79.627까지 떨어지며 8개월(지난 2월 초)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따른 매입세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장의 최대 이슈는 Fed가 아니고 연방정부 기능 폐쇄에 따른 경기 둔화와 부채한도 증액 협상 결렬에 따른 기술적 디폴트 우려라면서 따라서 옐런 효과에 따른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단기에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Fed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것이 옐런 효과를 반영하기 어려운 시장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이들은 풀이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에 발표된 9월 FOMC 의사록이 올 연말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힘을 실려 달러화가 상승폭을 다시 확대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편, 씨티그룹은 이날 지난 10월7-9일 시장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공개했다. 씨티는 오는 17일 이후 미국이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해 기술적 디폴트 상태를 맞이하면 미국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매입하려는 거래자들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35%는 디폴트가 현실화된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익률이 50bp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씨티는 환율과 관련, 35%의 응답자들은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고 부연했다.

보수적 머니마켓펀드들조차 디폴트 상황이 벌어지면 국채를 매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보험업체와 중앙은행 등 안정적 국채보유자들도 국채 매도 대열에 합류할 것임이 확인됐다고 은행은 말했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등과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미국의 기술적 디폴트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8달러(1.8%)나 낮아진 101.6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1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0월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680만배럴이나 증가한 3억7천50만배럴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 조사치 220만배럴 증가를 대폭 웃돈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0만배럴 늘어난 반면 정제유 재고는 310만배럴이나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3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9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지난주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3%포인트 하락한 86%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9일째로 접어든 연방정부 일부 기능 폐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기술적 디폴트 전망 속에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을 대폭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내 유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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