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약세 압력을 받겠지만, 그 강도는 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 재닛 옐런 부의장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테이퍼링 시기가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도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날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맞아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시장참가자들이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어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는 한 금리결정 자체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국은행이 내놓는 경제전망에 더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전망에서 한은은 미국과 일본 경제 회복 등을 세계경제에 대한 주요 가정으로 뒀다. 그러나 일본은 소비세 인상 이후 경기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국 역시 셧다운과 부채한도 협상, 테이퍼링 등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 8일 '세계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세계 성장률을 3.8%에서 3.6%로 0.2%포인트 낮췄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망치도 기존 3.9%에서 3.7%로 하향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경기요인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환율에 대한 인식 변화다. 최근 원화가치는 다른 국가 통화와 비교해 강세 추세가 뚜렷하다.

내년 경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금통위의 정책 결정에도 부담될 수밖에 없다. 원화 강세를 통제할 정책 수단이 약화하면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역할이 부각될 것이란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총재의 환율 관련 발언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옐런 호재'에도 美 주가 혼조…채권금리도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을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했다는 호재가 나왔음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정부폐쇄와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의회의 교착에 따른 시장의 우려가 주가 상승을 제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6.45포인트(0.18%) 상승한 14,802.9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0.46% 하락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옐런 부의장을 차기 Fed 의장으로 공식 지명했으며 상원에 지체없는 인준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Fed 위원들은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것과 관련해 '신중한' 행보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Fed 위원들은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고 새로운 악재가 돌출하는 상황에서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그럼에도 연내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는 것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고 의사록은 말했다.

의사록은 또 자산매입 동결 결정이 일부 위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아슬아슬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기능 폐쇄가 9일째로 접어듦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내에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양당 의원들이 광범위한 예산안 협상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자 부채한도를 단기적으로 증액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채권시장도 연내 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약세를 보였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높아진 연 2.668%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1.5bp 오른 연 1.439%를 보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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