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씨 일가 PEF 통해 대한광통신 지분 보유 '논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대한전선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구조조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대한광통신[010170]이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그룹 경영권을 포기한 설윤석 사장 일가가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대한광통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한전선 여신의 절반 규모인 6천700억원에서 7천300억원 정도에 대해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또 대출 이자도 1~2% 정도 낮추기로 했다.

채권단은 대한전선이 정상화된 후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전선 분야에 대한 물적 분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장 물적 분할보다는 그룹의 주력인 대한전선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다.

그러나 대한전선그룹 구조조정에서 한때 계열사였던 대한광통신은 제외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그룹의 핵심인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지분율 11.41%)는 대한광통신이고, 대한광통신의 최대주주(38.49%)는 PEF인 큐씨피6호프로젝트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큐씨피6호)이다.

그룹의 모체인 대한전선을 중심으로 채권단이 조치를 취해도 대한광통신은 범위 바깥이다.

더군다나 채권단이 대한전선에 대해 출자전환할 경우 대한광통신의 대한전선 지배력은 상실된다. 이렇게 되면 대한광통신과 대한전선 및 계열사는 전혀 다른 회사가 되는 셈이다.

그동안 대한광통신 최대주주는 대한전선에서 지난해 대청기업, 다시 큐씨피6호프로젝트사모투자전문회사로 바뀌었다.







설 사장과 대청기업은 지난해 11월 큐씨피6호에 대한광통신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안정을 위해 출자를 했다. 설 사장은 큐씨피6호 지분 11.1%, 대청기업은 34.9%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54%를 연기금 등 출자 금융기관이 보유 중이다.

또, 설 사장과 대청기업은 큐씨피6호에 대한광통신 지분을 매각하면서 3년 후부터 5년까지 매각한 지분의 절반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걸었다. 대청기업은 설 사장 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업체다.

따라서 채권단이 대한전선과 계열사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해도 설 사장 일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한광통신은 대상이 아닌 셈이다.

대한광통신은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 76.95%, 차입금의존도 27.08%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EBITDA도 150억원을 넘는다.

대한전선 측은 이에 대해 "PEF 출자 금융기관이 지배주주이고 설 사장 측이 출자 금융기관에 대해 우선손실충당금을 약정해놓은 상태"라며 "PEF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데다 콜옵션 행사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전선 내부 관계자는 "과거부터 대한광통신만 '클린'하게 한다는 내부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설 사장 일가가 몇 년 후에 '대한전선과 관계없는' 대한광통신을 통해 재기하지 않겠느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전선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전선그룹 구조조정에 대한광통신은 제외된다"며 "여러 얘기가 있으나 출자전환, 물적 분할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