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부채 상한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협상이 타결 조짐을 보이면서 2% 이상 급등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주가 상승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국채입찰이 호조를 보여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는 정치권의 부채 상한 증액 협상 타결 조짐에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이날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재정지출 삭감 협상 재개를 조건으로, 6주간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증액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일시 차단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의 이런 계획을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너 의장과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가 이날 오후 백악관을 방문,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노동부는 지난 10월5일로 끝난 주간의 미 실업보험청구자수는 6만5천명 급증한 37만4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가분의 절반가량은 캘리포니아주가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지난달 캘리포니아주는 2주 동안 실업보험청구자수를 적게 보고했다. 또 1만5천명 가량은 정부 기능 폐쇄에 따른 것이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정부폐쇄와 부채한도 증액 논쟁을 둘러싼 미 의회의 교착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에 2%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23.09포인트(2.18%) 상승한 15,126.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36.16포인트(2.18%) 높아진 1,692.56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2.97포인트(2.26%) 오른 3,760.7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정치적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로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하원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최근 정치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 데 이어 이날에는 공화당 하원의원 전원을 초청했다.

공화당은 그러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포함해 18명의 의원만 이날 백악관 회동에 참석시키기로 했다.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5분 백악관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시적으로 부채 한도를 증액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한도를 증액하면 예산안에 대해 협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의 이런 계획에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침착한 이들이 하원을 통제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여전히 장기 부채한도 증액 해법을 선호하고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제안을 검토할 의지가 있지만, 의원들이 정부폐쇄도 마찬가지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잭 루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금융위원회에 참석해 증언을 통해 오는 17일 연방정부 부채가 한도에 도달할 것이며 긴급조치도 이때 바닥날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Fed가 점진적으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증권사 캐너코드 제뉴이티가 종목 분석을 시작하면서 '매수' 의견과 140달러의 주가 목표치를 제시한 것에 힘입어 4% 가까이 올랐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의 디폴트 우려 완화와 뉴욕증시 상승으로 하락압력을 받았으나 국채입찰이 호조를 보여 혼조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8/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상승한 연 2.693%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722%까지 올라 지난 9월2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5bp 오른 1.437%를 보였다.

반면 입찰 호조에 힘입어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4/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1bp 낮아진 3.732%를 나타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디폴트 우려 약화에 오는 10월17일 만기인 1개월짜리 국채 수익률은 전날의 0.451%에서 0.340%로 하락했다.

이날 오후 1시에 재무부는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수요가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호조를 나타내 국채가격 낙폭이 줄어들었다.

낙찰금리는 연 3.758%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64배를 나타내 지난 6차례 평균인 2.38배를 상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1.9%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38.1%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2.6%를 보여 지난 평균인 16.2%를 상회했다.

이날 많은 거래자가 30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두고 위험거래 증가 영향으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수요가 강한 모습이었다.

리처드 브라이언트 미즈호증권 국채거래자는 "30년만기 국채 수요가 3년과 10년 만기보다 강해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3.75%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어 사들이기에 매력적인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입찰 수요가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국가 디폴트를 피할 가능성이 커졌고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해 국채가격이 하락입력을 받았다고 풀이했다.

◆ 외환시장 = 미 달러화는 미국 공화당이 기술적 디폴트를 피하려고 6주짜리 부채한도 증액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로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8.15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7.34엔보다 0.81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20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4달러보다 0.0004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6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65엔보다 1.04엔 상승했다.

미 연방정부 기능 폐쇄가 10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오는 17일 이후의 기술적 국가 디폴트를 피하려고 정치적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약화해 엔화가 하락했다.

이후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디폴트를 방지하기 위해 6주짜리 부채한도 증액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져 엔화 낙폭이 확대됐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뉴욕 외교협회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기술적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BOJ는 환율 목표치를 설정한 게 없음을 강조했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 급증으로 한때 달러화의 대 엔화 상승세가 주춤해지기도 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이 디폴트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증폭됐다면서 따라서 엔화에 대한 안전통화 매입세가 약화됐고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정부 폐쇄 전날인 9월30일의 98.30엔을 돌파하지 못했다면서 이 선은 오바마와 공화당이 단기 정부 폐쇄 문제 해결과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했다는 소식 이후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미국의 정치권이 기술적 디폴트를 회피하기 위한 적극적 모습을 나타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0달러(1.4%) 높아진 103.01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기술적 디폴트 우려가 완화됐다면서 공화당이 이날 오바마와 회동에 앞서 한시적 부채한도 증액안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뉴욕증시와 유가가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바마가 단기 부채한도 증액안을 받아들인다면 한 달 또는 두 달 정도 디폴트 우려를 할 이유가 없다면서 결국 오바마의 이날 오후 선택에 따라 유가 움직임이 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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