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인포맥스) 지난 주말 전세계 금융의 중심지는 뉴욕이 아니라 워싱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정부의 셧다운을 해소하기 위해공화당 수뇌부와 전격 회동하면서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 다우지수는 회동 소식만으로도 사흘에 걸쳐 4.09%(460.58)나 오른 빅 랠리를 펼쳤다. 여기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연차 총회를 워싱턴에서 열면서 전 세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집결했다. 이에 앞서 주중에는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15대 새 의장으로재닛 옐런(67) 현 부의장을 지명하기도 했다.

각종 이슈가 쏟아진 미국 워싱턴을 지난 주말 찾았다. 백악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본부에서 연차총회에 참가해 이사회 멤버와 주요 간부진들을 취재했다.

그들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 위기와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 속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가장 모범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IMF가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 5대 위험 요인을 지목해 한국 금융시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노믹스는 시간과의 싸움= 일본 아베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IMF의 평가는 '아직은 괜찮은 편(so far so good)' 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본이 강한 양적 완화를 통해 엔화의 과도한 절상을 해소한 데 대해서는 IMF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패는 결국 일본국채(JGB) 금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는 게 IMF의 판단이다. 아베 정권이 소비세를 전격 인상하기로 하는 등 재정 건전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JGB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아베노믹스의 성패는 JGB 금리 상승 속도와 재정건전화 속도의 싸움이라는 게 IMF의 판단인 셈이다.





<JGB 10년물 금리 추이>



▲중국의 금융부채 증가와 그림자 금융= IMF는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너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시중 금리를 전격 인상한 것도 그림자 금융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고 있지만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실제 최근 중국사회과학원은 2012년 말 기준 그림자 금융이 GDP의 40%에 이를 만큼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나 월가 투자은행(IB)도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훨씬 큰 위협 요인라고 지목하고 있다. 피치는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GDP의 198%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고, JP 모간도 6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IMF는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그림자 금융을 뒷배로 성장하고 있어글로벌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버블 수준에 근접한 중국 부동산 시장>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과 부채한도 협상 실패= IMF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보다 부채 한도 협상 실패를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16조 7천억 달러에 이르는 국가채무 한도를증액하지 못하면공식적으로 채무 불이행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미국은 국채를 발행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담보로 제공하고FRB가미국채를 담보로 잡고 달러를 찍어내게 된다. 부채한도 16조 7천억 달러가 목까지 차 있는 상태에서 국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되면 디폴트라는 재앙으로 치닫는 구조다.

IMF는 미국의 디폴트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대재앙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의 성장세 퇴조=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브릭스 등 이른바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를 또 다른 위험이다.

IMF는 이번 연차 총회를 통해 발표한세계경제 성장률도 신흥국 등의 부진 등을 이유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내년에 세계 경제가 3.6%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지난7월 전망치3.8%에서0.2%p 하향 조정된 수치다.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7.7%에서 7.3%로 0.4%p 하향 조정하면서 브라질,러시아 등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쳤다.러시아와 브라질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3.0%와 2.5%로 각각 0.3%p와 0.7%p 하향 조정하고인도를6.3%에서 5.1%로 무려 1.1%p나 하향 조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 유럽의 유동성, 금융권에서만 제자리 걸음= IMF는 유로존 경제가 내년에 역성장을 벗어나겠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할 것으로 점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거 공급한 유동성이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부채위기에 따른 구조적 리스크가 일정 부분 진정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물경제 부진에 따른살인적인 고실업이 결국 유로존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스페인 실업률은 25%, 그리스는 27.6%까지 치솟는 등 유로존 전체 실업률 은12.1%로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는 상황이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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