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업황 악화로 세일즈를 할 곳이 줄어들자 애널리스트들은 개인자산가, 기업 등을 가리지 않고 만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비교적 메이저 업황인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대거 기아차 노조에 프리젠테이션을 한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소형 증권사 할 것 없이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기아차 노조를 찾아가서 기아차 현재 주가와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기아차 노조는 노조원들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기아차 주가의 '큰 손'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 노조는 3천억원 정도를 현재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노조 당락에 있어 기아차 주가가 큰 역할을 해 노조 입장에서도 효율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면서, 노조원들의 재산도 늘려줄 파트너가 필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가 자금 집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고, 3천억원 가운데 일정 자금을 기아차 자사주 매입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며 "요즘 같이 '꺼리'가 없는 상황에서 기아차 노조는 여러 증권사를 움직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노조는 HMC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두고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기아차 주가가 빠지지 않는 것도 이들 노조의 자금 집행설 때문이다.

다른 펀드매니저는 "기아차 노조가 파업 등을 외친 게 주식을 더 싸게 사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며 "파업 등 아무리 악재를 내놔도 주가가 더이상 빠지지 않자, 이제는 사야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 IR 담당자가 증권사에 와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회사를 세일즈하던 게 몇년 전의 일이다. 이제는 증권사와 기업의 관계가 역전이 됐고, 애널리스트들은 노조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움직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산업증권부 곽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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