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에스엠이 내놓은 거래소의 드라마 제작사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놓고 인수 대상으로 거론됐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못믿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미확정'으로 대응하고 언제 또다시 공시 내용을 거래소 규정의 맹점을 틈타 뒤집을지 모른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최근 에스엠이 시장에 떠돌던 유상증자설에 '계획에 없다'고 부인하다가 지난 19일 갑작스레 유상ㆍ무상 증자를 단행한 것이 에스엠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20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거래소는 초록뱀미디어와 삼화네트웍스, 팬엔터테인먼트 등 드라마 제작사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에스엠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에스엠은 그날 오후 "영상 콘텐츠 사업의 추진을 위해 타법인에 대한 인수도 배제하고 있지는 않으나 초록뱀미디어와 삼화네트웍스, 팬엔터테인먼트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리고 지난 17일 에스엠 측은 해당 조회공시 요청에 대한 두 번째 답변에서는 첫 번째 답변에서 언급했던 세 법인에 대한 언급 없이 "타법인에 대한 인수를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했다.

인수 대상으로 거론됐던 세 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이번에는 빼놓은 것이다.

거래소 측은 "답변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에스엠이 두 번째 조회공시 답변에서 세 법인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뭐라 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속이 타는 것은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 회사들이다. 이들 주가가 인수설이 나돌때마다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엠은 지난 6일에도 미디어플렉스 인수설이 시장에 나돌았고 조회공시 답변에서 "사실이 아니며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달 새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드라마 제작사 네 곳이 전부 에스엠의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 셈이다.

하지만 이미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기 시작한 에스엠의 '꼼수'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드라마 제작업체 한 관계자는 "에스엠측은 계속 미확정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몇 개월내에 다시 하겠다는 식으로 명확한 답변을 미루고 있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 유상증자때도 그랬지만 시장의 신뢰를 깎아먹는 식의 대응을 에스엠이 왜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만 받아내면 된다는 식의 거래소의 입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도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라며 "정확한 내부 사정은 에스엠 측만 알겠지만 이런식으로 상장된 드라마 제작사가 모두 거론된다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된 드라마 제작사 인수 계획이 없다는 게 사실이라면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jy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