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그는 이웃 나라 일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선 일본이 지난해연간 기준으로 31년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데 주목했다. 일본은 GDP의 250%에 육박하는 재정적자에도 대외부문의 건전성을 바탕으로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국채(JGB) 10년물 수익률이 연 0.9601%을 기록하는 등낮게 유지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도 30년간 이어온 무역흑자에 기댄 JGB의 일본 국내 수요가 뒷받침된 데 힘은 바 크다. 일본의 대외 불균형과 JGB에 대한 일본 국내 수요 약화가 맞물리면 상상하기도 싫은 재앙이 될 수 있는 구조다. JGB 금리 상승은 일본 재정위기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엔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가 슈퍼엔고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구조가 비슷하고 수출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히 슈퍼엔고의 동향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달러-엔 일봉 차트>
<달러-엔 주봉차트>
실제 그를 열흘전쯤 만났을 때는 달러-엔 환율이 일봉 기준으로 5거래일 연속 양봉을 그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막 시작할 당시였다.
달러-엔 환율은 이제 79엔대로 진입해 곧 80엔대 시대를 개막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에도 그의 진단이 절묘하게 한 발짝 앞선 셈이다.
기술적으로도 주봉기준으로 5주 이동평균선과 20주 이동평균선의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며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일본 실물 경제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어 소비세 인상 등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세를 통해 추가로 세수를 확보해야 일본 경제의 활기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신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아직 내수 진작 등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주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내수 진작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신 유럽과 미국은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100M등 남자 육상 단거리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춰 올림픽에서만 아홉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칼 루이스라는 탁월한 육상선수도 중간에 한번 넘어지면 제 속도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미국과 유럽이 중간에 넘어진 육상선수와 닮았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경제의 컨트롤타워에서 일하고 있는 그의 시각에서 외환.채권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 종사자들도 시사점을 얻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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