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그는 참 유능한 경제금융 관료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초에 우리 경제가 상당한 물가 상승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누구보다 먼저 경고한 주인공이다.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들도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그의 혜안에 감탄하고는 했다.

그런 그가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그는 이웃 나라 일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선 일본이 지난해연간 기준으로 31년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데 주목했다. 일본은 GDP의 250%에 육박하는 재정적자에도 대외부문의 건전성을 바탕으로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국채(JGB) 10년물 수익률이 연 0.9601%을 기록하는 등낮게 유지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도 30년간 이어온 무역흑자에 기댄 JGB의 일본 국내 수요가 뒷받침된 데 힘은 바 크다. 일본의 대외 불균형과 JGB에 대한 일본 국내 수요 약화가 맞물리면 상상하기도 싫은 재앙이 될 수 있는 구조다. JGB 금리 상승은 일본 재정위기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엔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가 슈퍼엔고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구조가 비슷하고 수출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히 슈퍼엔고의 동향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달러-엔 일봉 차트>







<달러-엔 주봉차트>

실제 그를 열흘전쯤 만났을 때는 달러-엔 환율이 일봉 기준으로 5거래일 연속 양봉을 그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막 시작할 당시였다.

달러-엔 환율은 이제 79엔대로 진입해 곧 80엔대 시대를 개막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에도 그의 진단이 절묘하게 한 발짝 앞선 셈이다.

기술적으로도 주봉기준으로 5주 이동평균선과 20주 이동평균선의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며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일본 실물 경제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어 소비세 인상 등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세를 통해 추가로 세수를 확보해야 일본 경제의 활기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신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아직 내수 진작 등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주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내수 진작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신 유럽과 미국은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100M등 남자 육상 단거리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춰 올림픽에서만 아홉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칼 루이스라는 탁월한 육상선수도 중간에 한번 넘어지면 제 속도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미국과 유럽이 중간에 넘어진 육상선수와 닮았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경제의 컨트롤타워에서 일하고 있는 그의 시각에서 외환.채권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 종사자들도 시사점을 얻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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