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는 불확실성에 휩싸였다고 미국의 CNN이 18일(미국시간) 분석했다.

CNN은 '시큐리티 클리어런스(Security Clearance)'라는 블로그에서 빅토르 차 북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아시아가 맞닥트릴 수 있는 가장 큰 충격이라며, 아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안전보장회의에서 일한 바 있는 차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 중 하나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지금 벌어졌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으로 북한 주민들은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일 것이라며 "불안한 북한은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는 김정일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김정일은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14년을 준비했다면, 김정은은 아직 20대 후반인데다 권력승계 작업을 시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차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지켜보는 것이겠지만, 북한 자체가 은둔에 싸인 국가라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차는 또 한국 내 미군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지를 주목해야 하며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중국의 역할을 주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은 종종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길 꺼려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마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차는 앞으로 벌어질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혼돈에 휩싸이는 것과 핵무기의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불확실한 권력 승계의 과정에서 북한이 군사적으로 더 공격적인 행태를 띌 수 있기 때문이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네트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김정은이 자신의 패기를 보여주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베네트 애널리스트는 "북한 지도부는 권력 이양을 드러내길 원한다"라며 "김정은은 자신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고 싶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애도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공식적으로 어떤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네트는 12월28일 예정된 김정일 위원장의 장례식이 북한 지도부의 상태를 보여줄 첫 번째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가 그대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혹은 김정은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도부 중 일부를 숙청했는지 등을 지켜보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베네트는 설명했다.

미국 전략정보 분석업체인 스트랫포(Stratfor)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권력승계 과정처럼 지도부가 새로운 힘의 균형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몇 년간 내부에 집중할 것"이라며 "권력승계 과정에서 권력을 쟁취하는 사람들과 그 반대의 사람들이 나오고 이러한 경쟁이 내부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트는 그러나 '아랍의 봄'과 같은 민중 봉기는 북한에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그는 다만 김정은이 북한을 제대로 통치하지 못한다면 북한 고위 권력층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 어느 시점에 고위 권력층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라며 "그러나 그들은 (반란을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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