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이마트가 마트에서 장을 보면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쇼핑 할인 알뜰폰' 모델을 도입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이마트는 오는 17일 기본통신비가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망사업자(MNO)보다 최대 47%, 기존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보다도 평균 8% 저렴한 요금제로 알뜰폰을 판매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50여개 브랜드의 5천여개 상품을 구매했을 때 구매금액이나 횟수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다음은 장중호 이마트 브랜드전략담당 상무와의 일문일답.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50여개 브랜드의 5천여개 상품을 구매했을 때 구매금액이나 횟수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주는데 협력사가 할인 프로모션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인지.

▲협력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지만,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번에 참여하는 브랜드들을 포함해 기존의 제조사들은 종이 쿠폰 같은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관련 비용이 연간 300억원~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제조사는 막대한 비용을 쿠폰 할인 마케팅에 쏟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 고민이 크다. 이처럼 종이 쿠폰에 쓰던 비용을 모바일 할인 쿠폰 비용으로 돌려 쓰는 것이기 때문에 협력사가 들이는 추가적인 비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협력사들도 이마트 알뜰폰 어플리케이션(앱)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였다. 참여하라고 강권한 적은 전혀 없고, 이마트 앱이 마케팅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이 같은 모델은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것으로 이마트가 SKT와 공동개발해 특허청에 특허 신청을 한 사례다. 경쟁사가 바로 따라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알뜰폰 시장이 성공한 미국이나 영국은 이동통신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단계부터 MVNO가 도입됐다. 국내처럼 이동통신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고, 통신수요가 이미 포화한 상태에서 MVNO를 도입한 경우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롯데마트 등 경쟁사는 MVNO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전망은.

▲영국과 국내의 시장 상황이 다르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통과되면 제조사들의 보조금 할인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단말기 보조금 할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쪽으로 휴대전화 업계가 변화할 것으로 본다. 업계 재편기에 이마트 알뜰폰과 손잡은 SKT도 윈윈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와 팬택과 논의하는 이마트 전용 휴대전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제조사들이 기존 알뜰폰 사업자와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은 것은 고객의 모수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마트는 충분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들 제조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TV'의 사례를 봐도 이마트는 독자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 유통업의 본질에 충실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알뜰폰이 본인인증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현재 금융사이트나 카드사 등 본인인증 서비스의 80%가량은 해결이 되지만, 일부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20%가량이 안되고 있다. 이마트와 SKT는 정부기관과 협의해 나머지 20%에서도 본인인증이 무리 없이 되도록 할 것이며 연말까지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

--보조금 없이 알뜰폰이 성공할 수 있겠는가.

▲이마트 알뜰폰도 단말기별로 '약정 할인'이라는 것을 제공해 이통사에 떨어지지 않게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법적 한도를 넘은 불법보조금에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마트의 알뜰폰 시장 진출로 중소알뜰폰 사업자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정부가 알뜰폰 시장을 도입한 취지는 중소사업자를 키우기에 앞서 알뜰폰 시장 자체를 활성화해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세업자 위주로 알뜰폰 시장이 전개돼 단말기 기종도 제한적이고, 실질적인 가격 인하 혜택을 많이 못 보고 있다. 이마트는 알뜰폰이 ('뒤떨어진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알뜰폰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영세 사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쇼핑을 하면 통신비를 깎아주는 품목에 신선식품을 도입할 계획은.

▲신선식품을 도입한다면 이마트가 판촉비를 부담할 것이다.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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