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LIG투자증권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동양그룹을 동부그룹과 비슷하다고 분석한 리포트를 냈다가 16일 황급히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LIG증권은 전일 '그룹리스크 진단: 위험하지만 참을 만하다'라는 보고서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재벌 5곳을 비교한 결과 동부그룹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과 차입구조가 매우 닮았다"면서 "우려스럽지만, 아직 한계 기업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LIG증권이 선정한 위험도가 높은 그룹은 동부와 한진, 두산, 이랜드, 현대였다.

그러나 이날 LIG증권은 "동부그룹은 동양그룹과 달리 시장성 차입금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점, 기업어음(CP)이 거의 없다는 점, 투자적격등급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동양을 닮아가는 중이라는 표현은 적절히 않아 수정한다"고 밝혔다.

또 "부채구조를 기준으로 단순히 그룹별 위험도를 평가했고, 동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과 재무적 융통성, 수익성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해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LIG증권은 그룹별 위험도 순위를 삭제하고 정정보고서를 냈다.

증권사의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이슈에 편승하다가 역효과를 낳은 셈"이라면서 "'읽히는'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 압박이 있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동부그룹은 당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부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종합금융과 철강ㆍ신소재, 종합전자, 농업ㆍ바이오, 발전ㆍ에너지 등으로 구성돼 엄연히 동양그룹과 다른데 LIG증권이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특정 계열사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타 계열사나 그룹 차원에서 확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부제철과 동부건설도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동성 확보가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은 현금창출능력(연 2천400억원)과 보유현금(1천200억원)이 충분하고 당진부두 매각(3천억원) 등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근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활용하는 만큼 차입금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부건설도 동자동 오피스빌딩(2천800억원)과 동부익스프레스(1천700억원) 매각을 통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2천770억원의 회사채를 전액 상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그룹은 앞으로도 근거없이 기업의 신용도를 훼손하는 행위가 일어나면 법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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