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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책 한 권을 뚝딱 읽어치웠다. <라이어스 포커> 등을 쓴 마이클 루이스의 <부메랑>이라는 책이다. 저자가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는 아이슬랜드, 아일랜드, 그리스 등을 직접 방문하고 만든 일종의 르포이다. 책에서는 이들 국가의 재정위기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현황은 어떤지 현지에서 취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들도 그렇지만 특히 그리스의 실상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

저자는 그리스라는 나라를 한 마디로 ‘시민의식이라고는 없는 국가’로 규정한다. 그리스 국민들은 하나의 집단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마치 원자화된 입자들의 집합처럼 행동하는데, 특히 그 입자들은 저마다 공익을 희생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예컨대 그리스는 거의 모든 국민이 탈세범이다. 월급에서 세금을 공제 당하는 샐러리맨을 제외하면 제대로 세금을 내는 사람이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자영업자는 자신의 소득을 허위로 신고하여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 그리스의 ‘문화적 특징’이라고 말한다. 탈세해도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세금 문제로 기소된 사람이 없는 것은 법원이 세금 사건을 해결하는데 15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탈세범을 처벌하기 시작하면 전 국민이 교도소에 가야 할 판국인데, 가능하겠는가? 세무원도 의당 뇌물을 받는데, 역시 아무런 처벌도 없다. 세무원을 적발하여 기소하는데 7, 8년이 걸린다. 정말 끝내주는(!) 나라이다.

그리스에서 중노동인 직업의 정년은 남자 55세, 여자 50세이다. 이때부터 국가에서는 연금을 평생 넉넉하게 퍼준다. 무려 600개 이상 직종이 중노동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리스에서는 미용사, 웨이터, 음악인, 아나운서 등도 모두 ‘중노동’ 자로 간주돼 일찌감치 은퇴하여 연금과 함께 편안한 여생을 누릴 수 있다.

그뿐 아니다. 그리스의 공무원 평균임금은 민간부문보다 거의 3배나 된다. 이를테면 국영철도 직원의 연평균소득은 6만5천유로(약 9천5백만원)이다. 반면 철도수익은 형편없다. 인건비 지출은 연간 4억 유로에 기타지출이 3억 유로이지만, 수입은 1억 유로에 불과하다. 스테파노스 마노스 전 재무장관이 “차라리 그리스 철도승객 전체를 택시에 태우는 것이 더 싸게 먹힐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으니 말 다했다.

IMF 등 소위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대하여 공공부문 인력을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그리스 공공부문 종사자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책의 표현을 그대로 쓴다.) ‘뇌물을 받는 세무원, 실제로는 학생을 가르치지 않는 공립학교 교사, 열차를 제때 운행하지 않는 파산한 국영철도의 몸값 비싼 직원, 뇌물을 받고 값을 비싸게 매긴 물품을 구입하는 국립병원 직원’들이다.

나로서는 책에 적힌 내용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 10퍼센트만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그리스는 정말 엉터리 같은 나라, 속된 말로 ‘개판’인 국가일 수밖에 없다. 온갖 협잡과 부패가 난무하는 곳이다. 이미 그리스는 ‘범국가적으로’ 국제사회에 사기를 쳤다. 2001년도에 유로지역에 가입하기 위해 국가의 장부를 허위로 만든 전과가 있다. 그러니 1차 구제금융을 받을 때 했던 허다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혹은 안 지키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제 또 그리스는 2차 구제금융을 받으려 이런저런 약속을 내놓았다. 이런 나라를 믿고 돈을 내주려니 EU 재무장관들도 속깨나 터지겠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코스피지수는 결국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2,000선을 넘어서는 데 성공하였다. 2,000선에 ‘안착’하였는지 여부는 향후 결과가 말해줄 것이므로 아직은 단언할 수 없다. 어쨌거나 2,000선의 저항을 돌파하였고, 종가 기준으로 2,000 위에 올라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fact)’이다.

차트로 보아 추세는 상승세이다. 현 수준에서 상승추세가 아니라고 의심할 수는 없다. 2,000선을 비롯하여 웬만한 저항선들 - 즉 5일선, 20일선, 60일선, 120일선 그리고 200일선의 이동평균선은 물론이고 전환선, 기준선 등 일목균형표의 저항선들도 죄다 넘어섰다. 구름을 벗어난 것은 오래전 일이며 후행스팬 역시 멀찌감치 26일전의 주가 위로 올라서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의 전략은 명백해진다. “추세를 따르라(Follow the trend)”일 수밖에 없다. 상승세라면 의당 매수전략이다. 물론 그동안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피로가 누적되었고, 조정의 가능성이 농축되고는 있으나, 그걸 마냥 바랄 수는 없다.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라는 증권가의 속언처럼 시장의 움직임은 항시 대중의 바람과는 반대방향으로 가기 마련이다. 조정을 기다려 싼값에 살 기회를 기다리느니 일단 매수하고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팔 궁리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된다.

지난주에 내가 “지금의 파동을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더니 어떤 독자가 그렇다면 지금의 파동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느냐는 메일을 보내왔다. 그런데 근본적인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 B파동, 즉 반등파동이라는 생각은 그대로이다. 다만, 반등파동의 목표를 나는 대략 2,000선 전후로 두었는데, 그것보다 최근의 상승세가 더 강력한지라 혹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조정의 패턴, 즉 지그재그인지가 좀 의심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지금을 B파동으로 간주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A-B-C로 이어지는 반등 파동의 형태가 지그재그(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는데)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플랫이거나 혹 더 복잡한 꼴로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고점인 2,231을 상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금이 B파동이라는 ‘가설’은 역시 유효하다.

어쨌거나 시장에서 스스로 판단하여 상승을 멈추고 되돌아서지 않는 한 상승세가 멈출 리는 없겠다. 추세가 강력할 때에는 그냥 흐름에 몸을 싣고 흘러가는 것이 상책이다. 괜히 애써서 추세와 반대방향으로 갈 일은 아니다.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게고, 1,965~2,015의 1차 하락갭은 메워졌으니 이제 목표는 2,080~2,114 사이에 만들어진 2차 하락갭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지수의 추세가 상승세라면 달러-원의 전반적인 추세는 하락세이다. 분명하다. 일목균형표를 동원하건 혹은 이동평균선을 증거로 들건 똑같다. 큰 흐름으로 본다면 달러-원은 내내 밀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달러-원의 움직임은 1,120원대 언저리를 바닥으로 하여 약간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주에는 1,130원도 넘어섰었다.

추세가 바뀐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터. 다만 최근 달러-원이 오르는 것은 하락세가 이어진 끝에 나타나는 단기적인 조정, 반등으로 간주하는 것이 옳겠다. 왜냐하면 달러-원이 내내 하락하면서 일목균형표에서 달러-원과 구름과의 이격이 꽤 많이 벌어졌고, 그러기에 이를 좁히려는 조정이 나타날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환율 수준으로 보더라도 아무리 하락세일지언정 1,120원 아래로 줄곧 내려가기에는 겁난다. 일시적으로 그 아래로 하락하였던 달러-원은 다시 올라섰다. 1,120원이 무너지면 당장 1,100원이 빤히 보이는데, 1,100원이 단박에 무너지리라 예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게고, 결국 환율이 그처럼 낮은데 ‘숏’을 고집하기는 어려움이 있었겠다. 매도하는 측이 뒤로 물러서면 가격이 반등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통화의 움직임을 참고하면 달러-원 움직임은 더 명백해진다. 달러 인덱스는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구름 하단의 지지를 받고 약간 반등하고 있다. 또한 유로-달러는 상승세의 와중에 구름 안에서 아래로 방향을 돌렸다. 전체적으로 달러 약세에서 달러 강세로 분위기가 돌아섰다. 달러-원 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반등하고 있는 터.

관심은 방향이 아니라 ‘어디까지’ 즉 반등이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쏠린다. 기준선이 위치한 1,138원 정도를 목표로 삼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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