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국채 가격은 미국 상원이 부채한도 증액과 정부 폐쇄 종료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엔화는 안전통화 매입세가 약화돼 달러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유가도 상원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 타결로 주가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동반 상승했다.

이날 상원 지도부는 내년 1월15일까지 정부의 차입을 가능하게 하고 2월7일까지 긴급조치를 통해 부채 한도 상한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역사적인 합의가 도출됐다고 환영했고,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의장은 협상에서 졌지만 선전했다고 말했다.

하원은 상원안을 그대로 표결에 부칠 계획이며, 상·하원은 이날 오후 늦게 협상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잠정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안이 의회에서 통과돼 넘어오면 즉각 서명해 발효시킬 계획이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 9월부터 10월 초까지 미국 경제가 '보통에서 완만한(modest to moderate)' 모습을 보였으며 일부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재정정책을 둘러싼 의회의 교착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10월 주택건설업체의 낙관지수는 전달보다 하락해 주택시장지수는 55로 전달의 57보다 낮아졌다고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가 발표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상원이 부채한도 증액과 정부폐쇄 종료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전해짐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05.82포인트(1.36%) 상승한 15,373.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3.48포인트(1.38%) 높아진 1,721.54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5.42포인트(1.20%) 오른 3,839.43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연방부채 증액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의회 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부각돼 상승세로 출발했다.

전날 미 하원은 단기 부채한도 증액 표결에 실패함에 따라 상원이 다시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날 합의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신용평가사 피치는 재정정책 협상 장기화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 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1년 전 분기 손실을 기록한 은행은 대손충당금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펩시코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올해 실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상원 지도부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 타결에 따른 시장 정상화 기대로 매입세가 유입되며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5bp 낮아진 연 2.67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0/32포인트 상승했고, 수익률은 6.5bp 떨어진 3.725%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5bp 내린 1.403%를 보였다.

상원의 부채한도 증액·예산안 협상 타결 전 실시된 1개월짜리 국채입찰에서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대한 기대로 수요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재무부는 200억달러 어치의 1개월짜리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0.240%였다. 지난주 입찰에서는 0.350%를 보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부채한도 증액에 더 이상 태클을 걸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단기 국채입찰 호조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부채한도 증액에 따른 안도감이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연방정부 기능 폐쇄 16일 만에 상원 지도부가 예산안과 부채 한도 증액안에 합의한 것이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 국채가격 매입세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디폴트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단기와 장기 국채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했다면서 그동안 의회가 조성한 정치적 불안정으로 관망했던 세력들이 입질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이크 로워리 ING 미국투자운용의 전략가는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은 정치적 수사학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연방정부 기능 폐쇄와 디폴트 우려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100%"라고 강조했다.

로워리는 "연방정부 기능 폐쇄 영향으로 올 4.4분기 미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어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완화정책을 최소한 내년 1.4분기까지 유지할 것이며 이는 국채가격 상승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Fed는 이날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의 3분의 1 정도가 지난 9월과 10월 초 사이에 경기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12개의 연방준비은행이 관할하는 지역 가운데 4곳의 경기가 둔화된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Fed는 부채 위기 영향으로 양적 완화정책이 최소한 내년 3월까지, 최대 6월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외환시장 = 엔화는 미국 상원 지도부가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약화해 달러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8.7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16엔보다 0.60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3.6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79엔보다 0.90엔이나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34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4달러보다 0.0010달러 상승했다.

이날 오전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상원이 부채한도 증액과 정부폐쇄 종료 법안을 가결하면 하원에서도 이를 표결에 부칠 것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확대했고 유로화에도 반등했다.

오전 11시50분께 상원 지도부가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했다는 보도로 달러화가 엔화에 강세를 유지했으나 유로화에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6일 동안 연방정부 일부 기능 폐쇄와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디폴트 우려에 시달렸다면서 디폴트 우려로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강세 지지를 받은 반면 안전통화인 엔화는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올해 4.4분기 성장률 둔화 전망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부각돼 달러화의 대 엔화 상승세가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깊어진다면 Fed가 내년 1.4분기까지 양적완화를 축소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여타국들보다 양호한 성장에 따른 달러화 강세 전망은 많은 호응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미국 상원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 타결로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8달러(1.1%) 높아진 102.29달러에 마쳤다.

연방정부 기능이 정상화되고 디폴트를 면할 것이라는 분석으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상원안이 이날 안에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는 국가 디폴트 우려 해소에 따른 경기 침체 전망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한편, P5+1과 이란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이틀간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달 7일과 8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캐서린 애쉬튼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회담에서의 논의는 과거 어떤 회의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었다며 이미 몇몇 이슈에 대해서는 입장이 정해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