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회장 "엎드려 사죄한다…사재 내놓겠다"(종합)

"김철 대표 내가 채용…경영 좌지우지 사실 아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사기성 CP(기업어음)' 발행 혐의를 받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 사과했다.

현 회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저희를 믿고 투자해 주신 투자자 여러분에게 피해를 입히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많은 분들께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고 "남은 인생 지상 과제는 이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투자자들의 피해를 일부라도 갚기 위해 사재를 출연할 의향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이번 사태로 (재산 규모를) 평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도 "이미 사재를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 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사재 규모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사재를 수시로 내놓은데다 보유중인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 있다. 보유중인 부동산 등을 감안하더라도 5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 회장은 동양증권 창구에서 계열사 CP에 대한 불완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CP 발행 등과 관련해 모든 총체적 책임은 제가 진다"면서도 "일선 창구에서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고 부인했다.

계열사의 기존 경영진이 법정관리 개시 이후 관리인으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지시할 의향이 있느냐는 안 의원의 질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 이미 모든 경영권을 포기했다. 제가 지금 지시할 입장은 아니다"며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하고 기존 경영에 대한 책임은 있겠지만 회사를 회생시켜야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정호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법정관리는 법원이 관리하는데 제가 경영권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모든 것을 내려놨기 때문에 경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법정관리 신청을 검토하고, 밖으로는 CP와 회사채를 무리하게 발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C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딜을 추진했다. 법정관리 신청도 이틀전에 결정했다. 그렇게 실패할 것이라 생각을 못했기에 아무런 준비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법정관리 신청 전후로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이 동양증권 대여금고를 찾아 현금과 금괴 등을 찾아간데 대해서는 "경솔하고 오해받을 행동을 한 것 같다. 아내도 이렇게까지 될 줄 모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신변정리차 개인 사물을 찾아오는 차원에서 대여금고를 찾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이혜경 부회장이 대여금고에서 찾아온 것은 현금이나 금괴 등이 절대 아니며 결혼할 당시에 썼던 노리개와 비녀, 반지 등 개인적인 물건들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현 회장은 그룹의 경영을 좌지우지 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와 관련해서는 "내가 직접 채용했다. 경영을 좌지우지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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