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부채한도 우려가 해소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어닝 시즌으로 쏠리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가격은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안에 합의함으로써 디폴트 우려가 잠재워진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정책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는 양적완화정책이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미국 양원은 연방정부가 내년 1월15일까지 현재 수준에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하고, 부채상한은 새로 정하지 않고 긴급 조치를 통해 내년 2월7일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대타협안을 가결했다.

의회 지도부는 예산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법을 마련하고자 협상단을 임명하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부폐쇄로 성장률이 둔화했으며 미국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월1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감소했으나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컴퓨터시스템 변경에 따른 왜곡현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5천명 감소한 35만8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3만명을 예상했다.

10월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은 약화했으나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10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22.3에서 19.8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5.0을 예상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의회가 재정정책에 합의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어닝시즌에 쏠리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18포인트(0.01%) 하락한 15,371.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1.61포인트(0.67%) 오른 1,733.15에 끝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71포인트(0.62%) 높아진 3,863.1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전날 미 의회가 16일에 걸친 정부폐쇄를 종료하고 부채한도를 한시적으로 증액하기로 합의해 정부 기능이 정상화함에 따라 경제지표와 실적발표기간 등 시장의 펀더멘털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다.

정부폐쇄가 2주 넘게 지속됨에 따라 4분기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3개월짜리 단기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에 따라 앞으로 정치적 논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부폐쇄로 성장률이 둔화했으며 미국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승자는 없다. 지난 몇 주는 미국 경제에 완전히 불필요한 피해만 입혔다"면서 "아직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정부폐쇄가 성장률을 둔화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잭 루 미 재무장관은 의회의 합의를 환영했지만, 미국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은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의회가 재정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일 때 Fed의 부양책이 시장과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기에 아직 너무 이르다며 "경제지표는 지금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속도를 조절할 만큼 충분히 확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의 금리결정에 계속 반대표를 행사해 온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점진적인 속도로 자산매입 축소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밝혔으나 영업이익(매출)은 채권거래가 부진해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다음날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따른 디폴트 모면과 올해 4.4분기 성장률 둔화 전망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정책 유지 전망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8/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bp 낮아진 연 2.596%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8월9일 이후 최저치이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6bp 떨어진 3.662%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6.5bp 내린 1.329%를 기록했다.

디폴트를 모면함에 따라 급등세를 나타냈던 오는 31일 만기 1개월짜리 국채수익률은 전날의 0.289%에서 0.028%로 하락해 정상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연방정부 일부 기능 정상화로 기능 폐쇄가 올해 4.4분기 경제와 기업들의 실적, Fed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작업이 지속됐다.

정부의 일부 기능이 16일 동안 폐쇄됨에 따라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이날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5천명 감소한 35만8천명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 시장관계자는 "연방정부 폐쇄로 임시 해고된 연방 노동자 7만68명이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에 포함됐다"면서 "이는 연방정부 기능 폐쇄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충격을 줬음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경제전문TV와 인터뷰에서 4분기 성장률이 매우 매우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성장률 둔화 영향으로 최소한 내년 3월까지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양적완화정책에 부정적이며 매파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마저 이날 의회의 정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강조했다.

피셔 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기업들이 정책 결정에 나서고 Fed가 제공한 저렴한 유동성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재정 및 경제적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의 실적은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둔화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지난 10월1일 정부 기능 폐쇄 뒤 Fed의 출구전략 시기를 올 12월에서 내년 1월로 변경했었다.

BOA-메릴린치는 정부 기능 폐쇄가 2주에 불과하다면서 성장률이 받는 충격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 전망에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디폴트 위기 모면 속에 정부 기능 폐쇄에 따른 4분기 성장 둔화 전망과 이에 따른 Fed의 양적완화정책 장기간 유지 예상이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완화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9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76엔보다 0.83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67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34달러보다 0.0141달러나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3.89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69엔보다 0.20엔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Fed의 양적 완화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달러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미국의 경제 상황을 판단할 경제 지표가 충분치 못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Fed가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지표는 지금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속도를 조절할 만큼 충분히 확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폐쇄가 16일 동안 진행되면서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Fed가 올해 안에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하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군드라흐 CE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재정정책 불확실성 상존으로 Fed가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 출구전략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BS증권의 브라이언 데인거필드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테이퍼링이 2014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Fed가 12월까지 테이퍼링을 판단할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달러화의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2달러(1.6%) 낮아진 100.67달러에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10월11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590만배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225만배럴 증가를 상회한 것이다.

API는 주간 휘발유 재고가 220만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 역시 130만배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재유 재고가 각각 40만배럴과 13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지난주 원유재고 결과는 연방정부 일부 기능 폐쇄가 전날까지 16일 동안 지속됨에 따라 발표가 연기됐다.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인 데다 단기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 재발 우려가 부각돼 유가가 100달러 근처까지 내려앉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 증가와 연방정부 일부 기능 16일째 폐쇄에 따른 경기 둔화 전망 등이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따른 재정정책 안정이 3-4개월에 불과하다는 것도 위험거래 회피를 부추겨 유가에 부정적으로 재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의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이었다고 이들은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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